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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잡으러 인서점 가세~
김영경 기자 | 승인 2004.03.16 00:00

▲ © 김혜진 기자
‘책 읽는 황소’ 잡으러 인서점으로 가세~! ‘책 읽는 황소’가 나오기 전, 한 발짝 앞서 인서점을 가보자. 눈동자만 굴리면 한 눈에 들어오는 조그만 서점. 주인아저씨인 심범섭(60·인서점 대표)씨가 책 사러온 학생을 미소로 반긴다. 들어가자마자 ‘책 읽는 황소’에 소개된 책을 찾아본다. 처음 발견된 건 ‘고양이 대학살’. 문을 열고 들어가 정면으로 보이는 책장 왼쪽, 위에서 두 번째 칸. 빨간 글씨로 쓰인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인서점은 “책 찾기가 어렵다”고들 하지만 “자주 오면 구조가 눈에 익어 금방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선배들의 조언.

 

심씨는 ‘책 읽는 황소’에 추천서도 썼다. “책 목록이 아주 잘 나왔어. 기획자체가 워낙 좋았지만 말이야.” 「태백산맥」,「체 게바라 평전」, 「통일의 논리를 찾아서」, 「오래된 미래」등을 특히 꼽는다. “태백산맥 같은 장편은 학생들이 사서보기 부담스러울 거야. 총학생회에서 사다놓고 빌려주면 좋을 텐데”라며 학생들 주머니 사정을 먼저 걱정하는 서점 주인아저씨다.

“새내기들이 서점에 오면 주로 어떤 책을 권하세요?” “문학종류를 많이 권하지. 여성관련 책도 권하고 싶네. 우리의 미래는 여성의 행복과 관련되어 있거든.”

올해로 23년째 힘겨운 인생을 걸어온 인서점. 왜 하필 인서점으로 황소를 찾아 왔냐고? 인서점은 서울지역에 5곳 밖에 남지 않은 인문·사회과학 전문 서점 중 한 곳이기 때문이다. 80년대, 시대적 학문을 갈구하는 대학생들의 요구로 인문·사회과학서점이 생겨났지만 학생들이 취업난에 시달리면서 인문·사회과학 서점에 대한 관심은 줄어들었다. 게다가 대형서점이 많이 생기면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실정.

▲ © 김혜진 기자

내 자식의 일인 양, 일일이 책을 골라 설명해 주는 심범섭 주인아저씨. 그 깊게 패인 주름살은 이 서점을 지키기 위한 고난의 흔적이리라. 오늘, 구조도 익힐 겸 인서점에서 ‘책 읽는 황소’가 되어보자.

김영경 기자  grandno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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