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의종 편집국장

흔히들 정치인들이 정책을 펼 때마다 하는 말이 있다. ‘국민을 위해서 일하겠다’는 말이다. 하지만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면 정치인들이 정책을 펼 때 국민을 위해서라는 가면 속에 자신들의 이익과 영달을 위한 정책들이 참 많다. 국민들의 삶을 헤아리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정책을 펼 때 결국 국민들은 정치인에게 투표로서 심판을 내린다.

2년이라는 짧은 시간 건대신문에 있으면서 느꼈던 것은 대학본부의 정책들에는 공통점이 있다는 점이다. 바로 ‘학생들을 위해서’,‘학생들의 진로를 위해서’라는 미사여구가 붙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학본부에서 추진하는 정책들 모두가 정말 학생들의 진로에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는 의문을 남기고 싶다.

올해 시행됐던 학사구조조정의 목적도 ‘4차 산업혁명’,‘융합 교육정책’으로 미래 사회에 적응할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지만, 이질적인 학과들을 단순히 행정처리만 통합시킨 구조조정은 융합을 실현하지 못했다. 결국 학사구조조정 자체가 대학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학생들의 미래를 담보로 무분별하게 개편했다는 지적 또한 피할 수 없었다.

본부가 ‘학생들을 위해서’라는 타이틀을 달고 추진했으나 정작 학생들이 불편함을 느꼈던 정책은 최근에도 있었다. 바로 ‘라운지 조성 사업’이다. ‘라운지 조성 사업’을 통해 대학에서는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한다는 큰 목적이 있었으나 그 공사 과정에서 소음 등으로 인해 학생들은 학습권에 침해를 받았다.

본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에는 항상 평가가 나오기 마련이다. 좋은 정책에는 박수를 쳐줄 수 있지만 좋지 않은 정책은 지적을 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본부가 추진했던 일부 정책의 경우 ‘학생들을 위해서’라는 이름을 내건 ‘조직 우선주의적’ 정책들도 적지 않다. 우리대학의 미래를 위해서라지만, 정책 결정권자들을 위한 정책은 아니었나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대학본부에서는 국내 5대 대학 진입과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지만 결코 현 상태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된다. 우리대학이 국내 5대 대학으로 진입하며 세계 100대 대학에 드는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단순히 외부 기관의 평가에 급급해 예산을 써가며 평가를 위한 낭비를 할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정책결정자들이 ‘학생들은 무엇이 필요할까’라는 고민을 해야 한다.

필자의 편집국장 역할은 이번 호로 끝이 나지만 단순히 ‘학생들을 위해서’라는 명분이 아닌, 우리대학이 스스로 잘못된 점은 인정하고 그 부분을 덮으려는 것이 아니라 도려내 더 이상 악화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잘못된 점을 덮고 정책결정자들이 스스로를 속이면 결코 발전이 없기 때문이다. 진정한 명문사학, 세계가 인정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 현재 명문이라 불리우는 세계 유수의 대학과 비교했을 때 대학본부가 부끄럽지 않는가를 한번 되돌아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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