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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에서 ‘가짜뉴스 방지법’에 이르기까지… 유튜브와 확증편향
이준열 기자 | 승인 2019.04.03 06:00

우리는 지금 유튜브의 시대에 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의 작년 11월 통계에 따르면, 전 세대의 유튜브 이용시간은 일 평균 1시간에 육박한 58.8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에 많은 사람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만큼,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유튜브가 성장하며 1인 미디어 또한 유행세를 탔는데, 유시민과 홍준표와 같은 유명 정치인들도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보수 성향의 유튜브 방송을 즐겨보는 추세이다. 1인 미디어의 성장은 유튜브 특유의 알고리즘과 더해져 ‘확증 편향*’이 심화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나꼼수’에서 ‘홍카콜라’까지… ‘대안미디어’는 어떻게 성장했을까

2011년 이명박 집권 당시 딴지일보는 팟캐스트를 활용해 김어준의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를 방송했다. 나꼼수는 아이튠즈 팟캐스트 오디오 부문 인기 순위 세계 1위를 수차례 기록했고, 당시 리얼미터의 나꼼수에 대한 인지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방송을 인지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44.0%로 유권자의 600만 명이 나꼼수를 한 번 이상 들어본 것으로 나타났다.

나꼼수는 보수 정권에 대한 비리와 음모를 폭로하며 진보 세력의 결집에 역할을 했지만, 편파되고 오보를 내며 청취자를 선동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나꼼수 측은 “자신들은 정치적 중립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나름의 기준을 갖는다”고 주장했으나, 前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은 MBC 100분 토론에서 “사실관계가 정확하고 비평의 대상이 편파적이어서는 안된다는 언론의 핵심요소가 결여됐다”며 선관위 디도스 공격 의혹에 대해 “헌법 기관에 대해 함부로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시 대안미디어가 주목받은 것은 박근혜 탄핵 정국 당시로, 당시 대통령이 정규재TV와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2017년에는 팟캐스트와 달리 유튜브라는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플랫폼이 성장했고, 문재인 정부가 집권하며 탄핵 반대의 여론을 형성하는 것에 보수 측의 ‘1인 미디어’가 큰 역할을 했다.

정확한 분석은 없지만, 주요 보수 방송의 구독자들의 다수가 중·장년층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리고 50대 이상이 유튜브를 사용하는 시간은 이미 젊은 층을 뛰어넘었다. 와이즈앱이 작년 발표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별 사용 현황에 따르면, 50대의 이용자 수는 같은 해 1월 762만명에서 943만명으로 늘었고 유튜브 이용시간은 2배가량 늘어난 87억 분으로 10대에 이어 2등을 차지했다. 또한 10대는 뷰티, 음악, 게임과 같이 다양한 컨텐츠를 소비하는데 비해 50대 이상은 정치 컨텐츠에 집중돼있다. 올해 3월 26일 인기 동영상 50개 중 14개가 보수 성향의 1인 미디어방송으로 집계됐다. 인기 동영상을 확인하면, 드물지 않게 보수의 1인 미디어 방송을 접할 수 있다.

원성윤 전 허핑턴포스트코리아 에디터는 “정권이 바뀌며 반대되는 성향의 뉴미디어가 나타나는 것은 자주 볼 수 있는 일”이라며 이 현상을 지적했다. 또한 “인터넷 방송은 게이트 키핑 없이 그대로 내보내는 경우가 많아 언론의 공정성을 지키기 비교적 어렵고 편파적일 수밖에 없다”며 “현재는 유튜브가 일부 극단적 세력이 아닌 보수 전체와 국회에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특히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유튜브를 선택한 50대의 속내… 쉽게 접근하고 보고 싶은 것만, 인정받고 싶은 욕구까지

첫 번째는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이다. 유튜브에서 추천 시스템을 다룬 엔지니어 기욤 샬로는 지난해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유튜브의 추천 알고리즘은 이용자 체류시간 증대에 집중돼 필터버블과 페이크 뉴스를 발생시킨다”고 밝혔다. 이용자가 시청해 온 동영상을 토대로 유사한 내용의 동영상들을 추천하는데, 자신의 입맛에 맞는 영상만을 시청할 수 있어 번거롭게 검색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중·장년층 이용시간 증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시청 기록이 없는 상태에서 <정규재TV>의 영상만을 시청했을 때 나타나는 추천 동영상/출처 유튜브

두 번째 이유는 우수한 접근성이다. 유튜브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라면 대부분 어플이 설치돼 있고, 중·장년층이 주로 활동하는 밴드와 카카오톡 등에서 주소만 전달하면 쉽게 볼 수 있다. 기존의 신문처럼 긴 글을 읽지 않지만 기존의 뉴스와 유사해 접근성이 좋다는 분석이다.

세 번째 이유는 기존 매체에 대한 불신이다. 기성 언론들은 정부의 영향을 받으며 진실을 왜곡한다고 인지된 반면 1인 방송은 집회와 행사에 참여해 편집 없이 장면을 송출하는 모습을 보이며 중·장년층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는데 성공했다.

네 번째 이유는 인정받고자 하는 욕심이다. 노년층은 자신이 존경 받음으로써 자존감을 높이는 것을 중요시하는데, 신뢰하는 보수 논객이 이름과 얼굴을 내놓고 방송하며 감시기관의 정화 없이 시원한 발언을 하는 것에 욕심을 충족시킨다는 분석이다.

한 3·1절 태극기 집회 참석자는 “지금의 신문은 정부의 규제를 받아 사실을 은폐해 믿을 수 없다”며 “우리(보수 성향의 채널)는 은폐와 조작 없이 진실만을 보도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도 넘는’ 1인 미디어…급기야 ‘가짜뉴스’라는 유행어 만들어 내

보수 1인 방송 중에서도 특히 많은 구독자를 확보한 <신의한수>에도 사실 확인조차 되지 않은 보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월 6일, <박근혜 대통령 위독, 24시간 CCTV로 감시!> 방송에는 박 전 대통령의 체중이 30kg 초반대로 떨어졌음에도 치료를 받지 못하고 CCTV로 감시당하고 있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을 썸네일로 제작한 <신의한수>/출처 유튜브 <신의한수>

그러나 교정 당국에 의하면, 박 전 대통령의 체중과 혈압에 큰 이상은 없고, 외래진료는 허리나 무릎관절 통증 때문이며 응급한 상황은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신의한수>는 거짓 정보를 유포하며 박근혜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덧붙여 ‘5.18은 인민 봉기’, ‘한미동맹은 분열’ 등의 자극적인 제목을 썸네일(동영상을 설명하는 사진)로 사용하고, 대부분 함께 출연한 사람의 추론이나 정황을 사실로 보도한 내용의 영상으로 송출한다. 원 전 에디터는 “최근 논란이 되는 가짜뉴스는 자유한국당의 5.18 발언 논란과 일맥상통하다”며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더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으면 보도를 이어가고, 비관적인 여론이 형성되면 주춤하는 등 지극히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가짜뉴스 규제를 둘러싼 말.말.말.

이낙연 총리는 지난해 국무회의에서 “유튜브, SNS 등 온라인에서 의도적이고 악의적인 가짜 뉴스가 급속히 번지고 있다”며 엄중한 처벌을 당부했다. 언론 탄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규제와 관련한 논란이 일고 있다.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는 국정감사에서 “유튜브에 부적절한 콘텐츠가 올라오는 것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으나 관리하는 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가짜뉴스 방지법에 대한 여론 조사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가짜뉴스 방지법 도입에 대한 국민 여론을 조사한 결과, 찬성이 63.5%로 반대 20.7%의 세 배를 웃돌았다. 특이사항은, 전 지역·연령·이념에서 찬성이 높았으나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찬성 32.8%, 반대 50.7%로 반대 여론이 절반을 넘었다는 것이다. 원 전 에디터는 “5.18 민주화운동 훼손과 같은 명백한 오도는 지금 법률의 처벌로 단속할 수 있으며, 시장에 의해 가짜뉴스가 관리되고 도태되게 해야 할 것”이라며 “만일 국가에서 가짜뉴스를 방지하는 법안을 만든다면 이를 악용하는 정부가 생길 때 심각한 문제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가짜뉴스 방지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확증편향: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것

 

이준열 기자  index545@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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