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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성찰의 시대
건대신문사 | 승인 2019.09.06 12:25

 요새 인문학이 대세다. 한 4, 5년 전부터 사회 전 영역에서 인문학 강의가 열풍을 불고 있는 것이다. 인문학을 말할 때 흔히 문학과 역사, 그리고 철학을 거론하고는 한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이러한 분과학문이 오래 전부터 문과대학의 중심을 차지해 왔다. 이 분과에서는 우리 민족의 오랜 문학적 전통, 역사적 진실, 철학적 성과 등에 대해 폭넓고 깊이 있게 전수해 왔으며 그것은 온고지신이라는 말로 더욱더 정당성이 부여돼 왔다. 옛것을 알아 그것을 통해 새로운 문물이나 사상을 성찰해 간다는 그 말은 새로운 오늘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옛것의 지혜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옛것을 안다고 해서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오히려 오늘날을 이해하는데 독이 될 것이 분명하다. 옛것을 단순히 지식으로만 받아들여도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왜냐하면 옛것이란 당시의 정치적, 경제적, 문화적 질곡을 헤쳐 나가기 위한 옛사람들의 끝없는 정진과 성찰이 도달한 정신의 높이와 관련되기 때문이다. E. H. Carr가 역사란 현재와 과거의 끝없는 대화라고 한 것도 옛것을 단순히 지식으로 받아들이거나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려는 경향에 대한 문제제기의 성격을 띤다고 해도 될 것이다.

 

 이런 사람살이의 목적이나 방법, 삶의 지혜 등을 탐구하는 인문학이 신자유주의의 급습으로 갑자기 설 자리를 잃었다가 오늘날 또다시 복권되는 이유는 아마도 경제적 방식만으로는 우리네 삶을 이해하거나 개선할 수 없다는 철저한 반성이 전제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경제운용만으로는 양극화를 해결할 방법도 없고 양극화가 만들어내는 다양한 사회적 불평등이나 불평등에 기인한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기미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시 인문학이 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되는 것이다.

 

 사실이 그렇다. 취업문은 좁고 실업자는 늘어나고 부의 양극화는 더 확대되고 있으며 그에 따른 사회적 불화는 수많은 사회병리현상을 빚어내고 있다. 특히나 심각한 것은 타인에 대한 적개심이나 일부 분노조절장애자에 의해 사회곳곳에서 난무하는 폭력과 칼부림현상은 이미 그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와 보수, 남과 여, 금수저와 흑수저의 갈등과 적대감은 국민 모두를 불안하게 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극심하다. 개강을 맞아 새롭게 학기를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이런 어두운 얘기부터 들려줘 미안하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이 혼탁하고 암울한 현실을 외면할 도리는 없고 우리 학생들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가장 청량한 기둥들이기에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할 인문학적 성찰에 좀더 정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고언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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