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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말고 지켜주세요,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새로운 삶을 기다리는 유기동물, 그들의 숨겨진 현실을 찾아
글·사진 장예빈 기자 | 승인 2019.09.10 23:27

유난히도 후덥지근했던 이번 여름, 에어컨과 선풍기 없이는 움직이기 어려울 정도로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는 사람들을 지독히도 괴롭혔다. 그러나 반팔과 손풍기로 조금이나마 더위를 쫓을 수 있는 이들과는 달리, 한여름에도 털옷을 입은 채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를 맨 발로 내딛으며 이곳저곳을 떠도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인간에 의해 생사의 기로에 맞닥뜨리게 되는 유기동물들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좋아졌지만, 여전히 유기동물들이 맞이하는 현실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그들은 과연 어떻게 살아오고 있었을까. 새로운 가족을 기약 없이 기다리며 하루를 살아가는 유기동물들의 삶을 안성사설보호소 김계영 소장, 우리 대학 수의학과 수의료봉사단체 ‘바이오필리아’ 허은지(수의대·수의학15) 회장과 송경민(수의대·수의학15) 부회장, 그리고 우리 대학 유기동물 봉사동아리 ‘쿠니멀’ 안다윤 (사과대·국무14) 회장을 통해 조명하고자 한다.

 

‘유기동물도 조금씩 기다려주고, 이해해줘야 해’

‘안성 350마리 강아지·고양이의 행복한 보금자리’ 김계영 소장

매주 주말마다 정기적으로, 가끔은 평일에도 봉사자들이 찾아오지만, 300여 마리의 유기동물과 함께 하루 24시간 쉴 틈 없이 굴러가는 보호소 일상에서 김 소장은 아이들을 돌보기에 여념이 없으셨다. 한창 휴가철인 요즘이 가장 문제라고 걱정하시던 김 소장은 이틀 전, 이곳에 유기된 2개월 남짓한 강아지를 가리켰다. 이렇게 나이가 어린 유기동물은 금방 국내에서나 해외로 입양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나마 나은 사정이었다. 나이가 많거나 특히 병이 든 유기동물들은 입양이 어렵기 때문에 김 소장은 보호소로 유기동물을 데려올 때에도 이 점을 가장 많이 고려한다고 했다. 김 소장은 “시 보호소는 아무리 어린 아이여도 열흘 공고 기간이 지나면 바로 안락사를 시키기 때문에, 포인핸드(유기동물 공고 앱)를 보고 그 중에서도 나이가 어린 순으로 데려온다”고 답하면서 “한 마리를 데려올 때마다 의료비용으로만 기본 50만원이 나가는데다, 이곳에 수용 가능한 수가 있다 보니 모두 데려올 수 없는 게 현실이다”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우리나라는 번식장·펫샵 등을 규제하고 유기동물을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점이 문제다”며 “동물보호법 처벌을 강화한다면 키울 자격이 있는 사람들만 키우게 돼 유기동물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텐데, 이를 관할하는 행정안전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부족하다보니 잘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유기동물에 관심을 갖고 봉사나 입양을 희망하는 이들도 ‘너무 좋다, 예쁘다’는 마음만으로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유기동물에게 다가갈 때에는 그들이 먼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고 배려해야 한다”고 말하며 “분양이 아닌 입양을, 단순한 재미와 시간 때우기가 아닌 진정한 봉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누군가를 기다리는 안성 보호소 유기동물들

 

 
 

 

‘작게는 봉사를 가는 것부터 크게는 인식을 바꾸는 것까지 변화됐으면’

우리 대학 수의학과 수의료 봉사단체 ‘바이오필리아’ 허은지(수의대·수의학15) 회장, 송경민(수의대·수의학15) 부회장

수의학과라는 특색을 살려 손길이 필요한 유기동물들을 돕기 시작한 지 벌써 4년, ‘바이오필리아’는 여전히 많은 아이들을 위해 손길을 내밀고 있다. 많은 유기동물을 만나면서 주기적으로 봉사를 나가다보니 봉사자와 보호소 모두의 고충이 이해되어 더 안타깝다는 송 학우는 “새로운 봉사자 분들이 오시면 아무래도 소장님 입장에서는 유의할 점이 많아 까다롭게 대하실 수밖에 없는데 이 때문에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고, 유기나 혐오범죄를 피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위치한 보호소가 많은 점 역시 고충이 된다”고 지속적인 봉사의 어려움을 짚어냈다. 허 학우는 이에 “봉사를 다니게 되더라도 단순히 재미나 호기심을 가지고 ‘놀다 가야지’ 하는 마음이 아니라, 진정한 봉사 감수성을 지닌 책임감 있는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송 학우는 봉사가 아닌 유기동물 구조나 입양을 통해 길거리 유기동물의 수를 줄여나가는 데에 도움을 주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자신이 이 아이를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지에 대해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며 “무턱대고 시도하는 게 아니라 한 아이에게 들일 수 있는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있는지, 또 그가 다가오기까지 꾸준히 기다려줄 수 있는지에 대해 자신이 있을 때에 구조나 입양을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려동물이 아닌 애완동물로 칭하며 소유물 취급을 하던 과거에 비해 높아진 인식에 기쁨을 표하면서도 여전히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 많은 점에 아쉬움을 표하던 허 학우는 “지금 20대인 우리가 지금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근본적 원인 해결을 노력 한다면, 다음 세대에 더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줬으면 한다”며 앞으로의 발전에 기대를 표했다.

 

‘이들에게 하나의 작은 관심은 큰 도움으로 이어져요’

우리 대학 유기동물 봉사동아리 ‘쿠니멀' 안다윤(사과대·국무14) 회장

동물에 대한 작은 관심들이 모여 하나의 봉사동아리를 이루게 된 ‘쿠니멀’은 봉사활동과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유기동물의 사회인식 개선을 위해 한 발짝 씩 나아가고 있다. “보호소들 중에서는 환경이 좋은 곳도 있지만 오히려 청소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이 더 많다”며 안타까운 보호소의 현 실황을 얘기하던 안 학우는 “포화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유기동물들은 늘어나는 실정이라 보호소 시설이 뒷받침하지 못하기도 하고, 특히 인력과 의료지원, 금전적 부분이 가장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 해에 전국에서 유기되는 동물만 10만 마리이다 보니, 수용의 제한이 있는 보호소들은 운영에 있어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한 안 학우는 “하나의 작은 관심이 보호소와 유기동물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유기동물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많은 사람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해주었으면 좋겠다”며 봉사에 대한 독려의 메시지를 더했다. 이어 지금 보호소에 무엇보다 필요한 봉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안 학우는 “봉사활동을 가게 되면 많은 생명들이 있는 곳이다 보니, 반드시 주의사항과 규칙을 지키는 데에 유의하며 진지하게 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간은 부족하나 도움을 주고 싶은 이들에게는 “동물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작은 캠페인이나 후원 행사 참여로 시작해 유기동물 인식개선에 더 많은 응원과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아지네 마을 보호소 유기동물들

 

 

 

글·사진 장예빈 기자  dpqls18@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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