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경(문과대·국문15)

<구원>은 “누구에게나 구원은 필요하다”는 문장에서 시작된 소설입니다. 아쉽게도 저 문장은 퇴고를 거듭하면서 사라졌습니다. 구원을 필요로 하는 저와 재이, 우리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24살, 이제 학교에서 사회로 내동댕이쳐지는 지금 이 순간에만 쓸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거든요. 꼭 지금 당장 써야만 할 것 같아서 급하게 완성시켰습니다. 덕분에 마음에 드는 곳보다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더 많은 아쉬운 소설이 되어버렸어요.

사실 원래 초고에서는 훨씬 밝고 환한, 청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그러고 한참동안 곰곰이 생각해보니 과연 무덤 같은 그곳에 구원이 있을지는 모르겠더라고요. 다 지옥으로 떨어져 버리라는 재이의 말도 그렇고요. 그래도 재이와 우리는 비명을 지르고 고함을 치면서 꾸역꾸역 살아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자꾸만 사람들은 떨어져 죽어버려도, 어쨌든 계속 살아왔으니까요. 힘들더라도 끊임없이 구원을 갈구하고 행복의 순간을 찾아 살아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울한 한탄 같은 소설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정한아 작가님과 언제나 그냥 저냥 엇비슷한 글만 가져가도 꼼꼼히 봐 주는 문학동아리 글꾼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앞으로도 글을 써도 되지 않을까, 하는 작은 욕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가끔은 사는 게 출근길 지하철에 몸을 실은 것처럼 피곤하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열심히 꾸준히 살아가면서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어디서든 다시 글로 만날 기회가 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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