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하 편집국장

신문(新聞)의 정의를 알고 있는가. 신문이란 사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한 사실이나 해설을 널리 신속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들어가는 정기 간행물이다.

종이 신문이란 그런 것이다. 아침마다 새로운 소식들을 담아 전국 각지의 사람들에게 전하는 종이 묶음이다. 이 종이 묶음을 만들기 위해 기자들은 밤낮없이 취재해 수많은 기사를 작성하고 편집한다. 신문을 찍어내는 인쇄 공장은 밤새 돌아가고, 인쇄된 신문은 신문 배달부들에 의해 독자들에게 전달된다. 그렇게 전달된 신문을 사람들은 모닝커피를 마시며, 등교 및 출근을 하며, 또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읽는다.

하지만 이런 종이 신문을 자신의 일상에 담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9년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문 가구구독률(집에서 종이 신문을 정기구독하고 있는 비율)이 6.4%로 나타났다. 100개 가구 중 6개 가구 정도만이 신문을 정기적으로 구독하고 아침에 신문을 받아본다는 것이다. 이는 1996년의 신문 가구구독률 69.3%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숫자다.

이처럼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미디어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종이 신문이 극심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인터넷으로 자신이 원하는 온라인 기사를 검색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종이 신문 구독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또한 점점 활자 매체보다는 음성이나 영상 매체를 선호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 종이 신문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이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공장에서 갓 인쇄된 일부 종이 신문은 계란판이 되기도 한다. 계란판은 종이 신문 중에서도 독자를 거친 폐신문은 활용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신문이 신문(新聞)으로써의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종이 신문은 종이 신문만의 매력이 있다. 이는 파편화된 인터넷 기사들로는 느낄 수 없는 종이 신문만의 그것이다. 종이 신문은 각 신문사의 기준 하에 기사의 가치와 중요도를 검토해 기사를 배치하고 분량을 조절한다. 종이 신문을 보면, 우리는 그 배치와 분량까지 자연스레 인식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함께 배울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인터넷 뉴스는 짧은 시간에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찾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시간을 내어 종이 신문을 본다면 내 관심사가 아니더라도 세간의 이야기들에 더 귀 기울일 수 있고, 또 신문 귀퉁이에서 우연히 알게 되는 소식들도 신문 구독의 재미를 더한다.

신문을 갓 받았을 때 나는 시큼한 종이 내음과, 까끌까끌한 신문지의 질감과, 신문을 뒤적일 때 사락사락 종이 넘기는 소리. 이 감각들을 좋아해주고 기억해주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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