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도, 교수도, 직원도 아니지만 학교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 한 학기 동안 진행될 <익숙함 속에 찾은 소중함>에서는 숨겨진 우리 대학의 가족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예정이다. 저마다 각자의 자리에서 학교의 소소한 일상을 만들어주는 사람을 만나보자.

 

우리 대학 캠퍼스를 지키는 밤의 수호자, 야간 경비원

밤이 되고 하나둘씩 모두 학교를 나서도, 우리 대학에는 한결같이 우리의 밤을 지켜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바로 야간 경비원이다. “학생, 교수, 교직원분들이 주간에 계신다면 우리 야간 경비원들은 야간의 공백을 채운다고 볼 수 있죠.” 야간 경비원들이 있어 아직까지 우리 대학은 한시도 어두웠던 적이 없다.

우리 대학 법학관 야간경비원 박세희씨(65) / 사진·지윤하 기자

“안녕하세요, 10년차 법학관 야간경비원 박세희입니다.”

우리 대학에서 근무한 지 올해로 10년 차라는 박세희씨는 만 65세 야간경비원이다. 2011년 3월 16일. 자신의 입사 날짜까지 정확히 기억하는 그는 10년의 근무 기간 중 법학관에서만 8년을 지냈다. 경비원으로 일하기 전 제약회사 영업사원이었던 그는 여러 인연이 겹쳐 이곳에 입사하게 됐다고 한다. “당시 경제, 나이 등의 문제가 있었는데, 마침 건국대학교가 집에서도 가깝고 딸이 건대부고를 다니기도 했어요.” 오후 5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13시간 반을 근무하면서 순찰을 돌며 각종 사고를 해결하고 예방하는 것이 그의 주 업무다.

 

인사로 느끼는 법학관의 소소한 행복

“저는 누구든지 만나면 제가 먼저 인사를 해요. ‘인사’라는 게 사람 인(人)에 일 사(事)잖아요. 저는 먼저 보는 사람이 나이 관계없이 인사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인사를 하는 것도, 받는 것도 좋아하는 그는 인사를 통해 근무의 보람을 느낀다. “코로나19로 요즘 법학관에 학부생들은 거의 없지만, 로스쿨 원생들 일부는 계속 출입을 하시고, 또 국제처에도 빈번히 사람들이 오가서 업무에 큰 변화는 없어요. 그래도 이곳이 제 마지막 직장이고 제가 생각하기에 너무 좋은 학교라 항상 기쁜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어요.”

 

“학교와 함께한 모든 날이 좋은 추억이에요.”

그는 지난 10년을 떠올리며 하루하루가 다 추억이라고 말했다. 축제 때 학생들이 찾아온 기억, 새벽까지 건물에 있는 학생들에게 담요를 준 기억 모두 그에겐 지울 수 없는 특별한 날들이었다. 경비원으로 일하며 뿌듯하고 보람찰 때가 많다는 그는 특별히 한 가지 추억을 꺼내 보았다. “저에게는 사소한 분실물 습득이나 간단한 응급처치가 학생들에게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다음날 먹거리를 잔뜩 사오는 학생들을 보며 큰 뿌듯함과 감사함을 느껴요.” 그는 학생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항상 밴드와 약을 주머니에 가지고 다녔다. “법학관을 지나다니는 학생들이 많고, 출입이 많은 편이라 종종 사람들이 다치는데, 그때를 대비해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녀요.” 그는 학생들을 떠올리며 환한 얼굴로 추억을 전했다.

응급처치를 위해 약과 밴드를 항상 구비하고 있다. / 사진·정여은 기자

‘젊음’을 가진 ‘경비원’의 진솔한 속마음

그는 경비원의 매력이 ‘젊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을 많이 만나다 보면 기쁜 일은 배가 되고, 슬픈 일은 줄어들어요. 10년을 근무했지만, 그 기간 동안 더 젊어진 것 같아요.” 항상 예의를 갖추고, 밝게 인사를 받아주는 학생들에게 감사함도 전했다. “저는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며 나름대로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어요. 이대로 학교가 더 발전하기를, 모든 건국대학교 학생이 다 잘 되길 진심으로 응원해요.” 경비원 일이 끝난 후에도 이러한 마음을 가질 것 같다며 학교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건국대학교에서 인생의 마지막을 멋지게 포장하고 싶어요.”

그는 “끝날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학교에 있는 학생, 교직원, 교수들과 인생의 마지막 장을 불태우고 가고 싶다”는 마지막 바램을 전했다. “인생의 마무리를 건국대학교에서 잘 포장하고 싶어요. 근무가 끝난 후에도 학교를 바라보며 ‘한바탕 잘 놀고 갔다’는 마음으로 바라볼 것 같아요.” 내가 먼저 된 마음으로 모든 일을 대한다는 그는 마지막까지 “건국대학교 파이팅!”을 외쳤다.

법학관 입구에 위치한 경비실에서 야간 근무중인 박세희씨를 볼 수 있다. / 사진 정여은·지윤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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