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이제 더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나 소수 전문가들의 영역이 아니다. 이 기술은 우리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이미 생활기술로 곳곳에 침투해 있다.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사용하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도 이미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돼있다. 

 

 인공지능을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특정하게 구현된 물리적 기술체로 인식하는 오해들이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인간의 사고를 무방한 컴퓨터의 기계적 논리체계로서 스스로 학습해 판단하는 능력을 갖춘 범용기술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인공지능은 ‘보이지 않는 기술’이다. 

 

 인공지능의 범용성은 이 기술이 우리의 삶 곳곳에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학습기계로서 인공지능은 데이터와 이를 계산하는 적정한 알고리즘, 그리고 컴퓨팅 파워만 있다면 모든 것에 도전할 수 있다. 마치 어린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가에 따라 재능이 달라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기에 인공지능기술은 우리의 삶을 감싸는 안개처럼 침습하는 기술이다. 우리는 이 기술을 보거나 만질 수 없지만 여기서 벗어나기 어려운 시대로 진입했다. 

 

 우리의 일상 속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초창기부터 추천시스템에 널리 적용돼왔다. 추천시스템이란 개인별로 스타일과 선호도를 파악하여 다양한 관점의 성향을 추출하고 이를 학습해서 맞춤형 서비스나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왓챠나 멜론과 같은 영화·음악 추천서비스를 비롯하여 네이버·다음의 ‘에어스(Airs)’, ‘루빅스(RUBICS)’와 같은 뉴스추천 알고리즘이 그 예이다. 해외에서는 아마존(Amazon), 넷플릭스(Netflix),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사용자의 명시적·암묵적 선호도를 분석하여 특정 서적·영화·음악을 추천하는 시스템이 그 대표적인 예라 할 것이다.

 

 추천시스템은 인간의 행동패턴을 학습해서 예측된 값을 바탕으로 특정 상황에 적합한 맞춤형 제안을 하는 서비스다. 추천시스템은 정보 과부화에 걸린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제공하지만 개인과 사회적 차원에서 기술에 대한 과도한 의존과 기술이 갖는 편향에 영향받는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추천시스템에 의존할 수록 우리는 정보를 편식할 가능성이 커진다.

 

 사람들이 정보를 편식하게 되면, 공동체의 중요한 이슈를 공유할 기회가 줄어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토론의 기회도 적어진다. 사회가 양분되고 갈등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인공지능시대에 건강하고 자율적인 정보습득과 활용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 교육을 디지터리터러시교육이라고 부른다. 그 중에서도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관련한 영역을 데이터리터러시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 대학도 변화하는 기술환경에 맞추어 새로운 교양과목을 개설하고 비교과과목으로 디지털리터러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미 우리 정부가 여기에 대한 정책적 중요성을 알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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