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서 (예디대・산디19)

 세계를 잠식한 바이러스 코로나19가 방랑하는 지금도 사람들은 일명 ‘힙한 장소’를 찾고 있다. 무엇이 그들을 바깥으로 불러낸 것일까? 대개 카페인 곳에서 커피는 언제 뜨거웠냐는 듯 찰칵 소리에 냉담히 식어가고 그사이에 태어난 인스타그래머블한 몇 장의 사진은 SNS 계정에 갖가지 해시태그를 달고 올라간다. 여기에 늘어가는 좋아요 수는 커피가 식어가던 그 시간에 가치를 더한다. 지금은 정사각형 속 멋진 자신의 이미지를 담아내는 인스타그램의 시대이다.

 

 인기도서 작가이자 소비자학에서 저명한 김난도 교수는 그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이러한 사회현상을 ‘멀티페르소나’라 칭했다. 페르소나는 본디 연극배우가 쓰는 탈을 뜻하는데, 접두어 멀티가 붙으면서 이성과 의지를 갖고 디지털 공간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책임을 지는 주체라는 뜻으로 변모했다. 사람들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상황에 따라 여러 개의 가면을 바꿔쓴다는 것이다. 이 개념이 낯설 수 있으나 상당히 오래된 개념이다. 스텔라 장의 노래 ‘빌런’에는 “내가 제일 사랑하는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개, 네가 제일 미워하는 누군가는 사랑받는 누군가의 자식”이라는 가사가 있다. 여기서 원초적으로 인간이 상대에 따라 다른 얼굴을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 주목에 따라 퇴근 후 취미생활을 하는 사람도 존재하는 상황에 따라 사회적 인격이 달라짐을 알 수 있다. 다른 단어를 썼을 뿐, 절대 생소하지 않다는 것이다.

 

 지금 이런 양상은 인터넷으로 연장된다. 나이를 막론하고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때가 오면서 현대 사회에서 SNS는 빠질 수 없는 트렌드가 되었는데, 이 소셜네트워크 사이에서도 다양한 계정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계정에 채워가는 소식들로 사람들은 자신을 브랜드로 탈바꿈한다. 누군가는 자신의 작품을 업로드하고, 누군가는 자신 그 자체를, 누군가는 하나의 기업이 되기도 한다. 유명은 연예인만의 특권이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1인 크리에이터로 주목받는 일반인이 늘어나는 추세인 자기표현 시대의 또 다른 주요 방법이 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부작용도 있다. 이들은 범죄의 주체가 되기도, 안타깝게도 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범죄에 대해서는 마땅히 규제가 필요하다.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를 위해 태어난 것이 결코 그로 인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든, 개인이 주목받는 사회에서 이보다 자유롭고 공개적인 무대는 없을 것이다. 이 무대는 잠재되어있던 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자신의 또 다른 가치를 발굴하고 싶다면 이 도구를 이용해 자신을 탐색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 도구는 자신에 대한 존중을 높일 수 있는 색다른 체험장으로 변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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