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윤수 대학2부장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가지게 되는 천부적인 특성이 있다. 성별, 인종, 출신 국가, 병력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천부적인 특성들은 세계사에서 종종 차별의 역사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권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며 모든 인간은 어떠한 특성을 가졌더라도 존중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명시했고 이는 지구촌 사회의 보편적인 인식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이런 보편적 인식을 깨는 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월 25일,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백인 경찰의 과잉제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는 비참하게 목숨을 잃었다. 당시 플로이드는 비무장·비저항 상태였고 심지어는 경찰의 무릎 밑에 깔린 채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했으나, 경찰은 이를 무시한 채 계속 무릎으로 짓눌렀다. 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플로이드가 죽음에 이를 때까지 무릎으로 눌렀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전에도 미국 사회에서 흑인을 대상으로 한 공권력 남용 사례가 종종 있었기에 이번 사건에 특히 많은 흑인들이 분노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 전역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발생했고 이는 현재 미국 사회를 넘어 유럽, 캐나다, 심지어 우리나라에서까지 관련 시위가 발생하는 등 그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가 이번 시위에 공감하고 응원을 보내는 것은 인종차별이라는 것이 인간 평등이라는 보편적 인식을 넘어 알게 모르게 계속 이뤄져 왔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워싱턴포스트>의 설문조사에서 흑인 응답자의 65%는 지금이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가기에 ‘나쁜 시기’라고 답했다. 비슷한 시기 갤럽 조사에서도 백인의 90%는 현재의 행복도에 만족을 표했으나, 비백인의 경우 수치가 77%로 줄었다. 해당 설문조사를 통해 흑인들이 여전히 인종차별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가 이주민 310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사회의 인종차별 실태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8.4%는 한국사회에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렇듯 인종차별 문제는 먼 나라 미국에서부터 가까운 우리 사회까지도 아직 만연한 상태였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다름에 대한 인식 개선이 우선적이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존중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교통과 통신 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가 다양한 분야에서 서로 많은 영향을 주고받는 세계화 시대가 도래했다. 이러한 시대에서 인종 문제로 갈등하는 것보다는 서로 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좋은 방향일 것이다.

이번 시위가 시발점이 돼 전 세계에서 인종으로 인해 차별받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더불어 인종을 넘어서 어떤 요인으로든 인간이 다른 사람을 이유 없이 차별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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