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 활동에 열심히 하는 체육교육과 학생들 © 심상인 기자 |
이런 엉뚱한 생각들도 잠시, 각 단대 앞 게시판의 대자보를 통해 이 현수막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체육교육과 2학년 구본견군의 가정을 도와달라는 현수막이었다. 구군의 형수는 자신의 간을 간경화로 고생하시는 시어머니께 기증했다. 이 과정에서 구군의 가족들은 엄청난 병원비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이 소식을 접한 체육교육과 학생들은 4월 5일 식목일 나무 대신 구군을 도와달라는 현수막과 포스터를 장한벌에 심었다.
왜 현수막 글을 애매하게 ‘그분을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는지 묻자, 체교과 회장 이학(3학년)군은 그 이유를 설명한다. “본견이 형수가 ‘장기 이식대상자 선정 서유서’의 ‘기증사유’란에 그분을 사랑합니다라고 작성했기 때문이죠”라며 학생들의 엉뚱한 오해들을 풀어준다. “사실 본견이형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박성우(사범대ㆍ체교과1)군은 멋쩍은 표정을 보이며 말한다. “형을 잘 모르지만 같은 학교, 같은 학과에서 함께 공부하는 형을 돕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해요”라며 묵묵히 학관 앞에서 모금활동을 다시 시작한다.
박군의 말처럼 120명의 체교과 학생들은 합심하여 구본견군을 돕기로 했다. 2주전부터 구군의 소식을 듣고 이들은 각자 30~40장의 포스터를 준비하고 식목일을 기점으로 장한벌을 현수막과 포스터로 뒤덮었다. 그 뿐만 아니라 학과 교수님과 함께 총장님께 진정서를 보내 구군을 도와달라고 부탁하는 등 교내 언론사들에도 공문을 보내 협조를 부탁했다.
▲작년부터 모아둔 헌혈증을 기증하는 학생 © 심상인 기자 |
“본견이가 과 활동도 열심히 하고, 운동도 좋아해 같이 운동도 많이 했었는데”라며 어머니 때문에 과 활동과 운동을 전혀 못하고 수업만 듣고 병원으로 가는 본견이를 체교과 학생들은 그리워 한다. 이런 체교과 학생들의 모습에서,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에서 그 동안 잊고 있던 사람간의 정을 다시금 느낀다.
식목일에 체교과 학생들이 장한벌에 심은 현수막과 포스터가 구군의 희망나무의 거름이 되길 모든 건국인이 기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