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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선거법 규제, 지나치다우리사회의 정치적 표현, 얼마나 자유로운가
홍미진 기자 | 승인 2004.04.12 00:00

■국·공립대 교수는 정치활동 가능, 공무원·교원은 정치적 표현 금지?

최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아래 전공노)의 김영길 위원장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원영만 위원장이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밝혀 한쪽에는 구속영장이, 다른 한쪽에는 불구속 수사가 내려졌다. 이렇게 방침이 다른 것에 대해 검찰은 ‘개인적인 의견 표명’과 ‘합의된 단체의 공식적 입장 표명’의 차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건에는 더 중요한 문제점이 있다. 공무원이나 교원의 정치적인 의사 표명을 불법으로 규제하는 점이다. 공무원이나 교원은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면 안될까? 실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9조는 ‘공무원 기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자(기관·단체를 포함한다)는 선거에 대한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및 기타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공무원의 정치적 의견 표명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대학 사범대의 한 학생은 “이들의 말 한마디가 많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연히 정치적 의사를 표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단언하는 학생도 있었다. 신재영(사범·일교4)군은 “선생·공무원도 사람인데 그 조합원들이 모여 토론을 하면 당연히 정치적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연예인이나 국·공립 교수들도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시대인 만큼 “어느 장소, 어느 때나 정치적 의사표현이 제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

 

■대학생들의 부재자 투표소 설치 운동을 지양해달라?

그렇다면 대학생들의 정치 의사 표현은 자유로운가? 최근 대학가에 일어난 ‘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 바람’은 대학생들 스스로 정치적 표현을 더욱 활발히 하기 위한 긍정적인 활동이었다. 그러나 3월 29일 연세대학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학부재자투표운동본부가 발표한 공문은 큰 충격이었다. 모 대학 지역선관위가 그 대학 총장에게 보낸 공문이었는데 ‘학생들의 부재자 투표소 설치운동을 지양해 달라’고 한 것이다.

‘2004건국대유권자운동본부’ 장재훈(문과대·영문4)군의 말처럼 “대학생에 대한 어떠한 고려도 하지않은 선거법”을 고수하는 몇몇 선관위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투표소 설치운동을 매우 어렵게 했다. “유권자가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하는 것이 본분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정치인들이 이것을 막고 있다”는 박장혁(공대·항공우주4)군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발적 선거운동도 못해?

TV는 선거철이지만, 거리는 조용하다. 선거법이 워낙 엄격해졌기 때문이다. 돈으로 표를 사는 불법선거를 줄여보자는 취지다. 그러나 “너무 엄격해 현실과 동떨어져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노동당 선거운동원들은 ‘돈 많이 쓰는 선거운동 막는다더니, 돈 안드는 선거운동도 막는다’고 말한다.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양난정(정치대·정외4)양은 “자발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선거법이 너무 엄격해서, 스스로 돈을 내 선거운동을 하려는 사람들도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진을 지구당 보좌관을 하고 있는 우리대학 학생 이형우군도 선거법이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있다고 말했다. “후보자 이외의 선거운동원은 후보 이름이 찍힌 명함도 나눠줄 수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군은 “자발적인 선거운동원들이 선거운동을 하지 못해 안타까워 한다”며 “‘돈은 막고 입은 풀자’라는 의도로 만들어진 선거법이 ‘돈도 막고 입도 막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고 그 의견들을 효과적으로 조율하면서 발전한다”는 이군의 말은 유권자의 정치적 견해 표출을 오히려 제한하고 있는 선거법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홍미진 기자  lerry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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