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문화부 기자

2020년, 코로나19는 전 세계 사람들을 절망과 좌절로 몰아넣었다. 바뀌어버린 일상, 두 눈으로 매일 목도하는 고통과 죽음, 오가지도 못한 채 집에서 머무르는 순간들이 연속되면서 전 세계는 고통의 심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코로나블루라는 용어가 등장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전 세계구급 판데믹 상황 앞에서, 사람들의 정서적 피로가 각자 개인의 노력이나 사고 환기 정도로는 그 해답을 찾기가 어려울 수준까지 다다른 것이다.

그런 와중에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이 발표한 신곡 [Dynamite]가 빌보드 핫100 1위를 기록했다. 그 뿐 아니라, 한 번의 1위에 그치지 않고 2주가량 핫100 1위에 머무른 데 이어 2위로 내려온 지 2주 만에 다시 1위를 탈환하는 역사를 썼다. 특히나 이러한 성과의 이유 중 하나로, 새로운 노래를 트는 일이 쉽지 않다고 평가받는 미국 라디오 방송에서 집계된 점수가 손꼽힌다는 점에서 그들의 인기와 흥행을 실감하게 한다.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 속에서 숱한 절망과 좌절을 맞이하곤 한다. 짙은 절망과 좌절 앞에 선 이들에게는 긍정적인 말과 생각을 부여잡을 여유조차 부족한 순간이 많다. 문화는 바로 그 순간에 힘을 발할 수 있다. 노래를 듣고, 공연을 감상하고, 예술작품을 보면서 정신적인 휴식과 안정, 그리고 위로를 선물 받는 것이다. 또한, 문화는 단순한 위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래 혁명’으로 독립을 쟁취한 어느 나라처럼, 폭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신곡뿐 아니라, 이제껏 활동해온 노래에서 꾸준히 긍정의 힘을 전달하고 있었다. 학업 중심 사회를 비판하고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을 응원하는 [N.O]부터,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슬로건 아래 전 세계를 감동시키고 그들을 UN총회에 오르게 한 [Love yourself]까지. 그들이 활동 내내 보여준 긍정의 힘은 이번 판데믹 상황 속에서 전 세계에 위로와 안정, 그리고 휴식을 선물해줬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성과는 단순히 한국 아이돌의 놀라운 성과가 아니다. 마치 다이너마이트처럼, 판데믹으로 신음하는 전 세계를 찬란한 희망의 빛으로 물들인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신발 신고 우유 한 잔을 마신 뒤, 마치 구르는 돌처럼, 또는 킹콩처럼 드럼을 연주하는 일상. 집으로 걸어가며 노래를 흥얼거리고, 친구와 차 한 잔 마시며 운동을 즐기는 모습. 이번 앨범 속의 가사는 우리가 코로나19 이전에 아무렇지 않게 즐겨왔던 모습들로 가득 차 있다. 그들의 노래를 들으며, 우리는 오늘도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을 기다린다. 친구들과 파티를 열어 마치 다이너마이트처럼 이 밤을 찬란한 빛으로 물들일 그날을 기다린다.

 

우리는 어제를 후회하고 내일을 기대하지만, 언제나 오늘을 살아간다.
저작권자 © 건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