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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결코 전쟁은 안돼”한겨레신문 국제부 류재훈 기자를 만나 북핵문제에 대해 들어본다
홍미진 기자 | 승인 2003.05.13 00:00

△북한이 핵을 보유한 배경은?

북한의 핵보유 시인은 북의 체제안전 보장과 경제지원을 목적으로 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은 80년대 이후부터 계속 거론됐던 문제이며 이는 점점 더 뒤처지는 북의 경제력에 비해, 남한의 군사력은 계속 강화되는 데서 오는 안보상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북한은 ‘작전 계획 5027’ 즉, 한미연합작전계획이 수차에 걸쳐 보다 공세적으로 수정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욱 강한 위기감을 느꼈다. 결국 북이 체제안전을 담보 받기 위해서는 핵이나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필요했다. 일반적인 군사력 증강보다는 확실한 억지효과가 있다고 보이는 핵과 미사일 보유가 북한의 유일한 해법이었던 것이다.

△미국의 대북 전략은?

9.11테러 직후 발표된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에서 볼 수 있듯이 탈냉전 이후 유일 초강대국으로 등장한 미국의 ‘일국적 세계질서’를 대변한 것이다. 국가안보전략은 테러집단이나 소위, 불량국가에 대한 선제공격을 명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국제법적 질서와는 차이가 있다.

특히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는 문제는 9.11테러 이후 미국 대외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여 있다. 부시가 지칭한 3대 ‘악의 축’인 이라크와 북한, 이란이 그 대상이며, 이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의 단극적 질서에 방해가 되는 나라들이다. 이미 이라크의 후세인은 제거됐고, 미국은 현재 북한과 이란에 대해 압박을 가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가 이런 기조 위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최근 남한이 3자회담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나는 처음부터 참여 안해도 좋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건대 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59명이 ‘회담에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회담참여, 어떻게 보는가?

우리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먼저 미국과 북한이 다자회담과 양자회담을 주장한 의도를 잘 살펴봐야 한다. 핵문제를 북미간의 문제라고 보는 북한은 북미간의 직접대화를 주장했고, 미국은 다자적 압박과 핵문제 해결시 다자적 지원을 염두에 두고 다자회담을 주장했다.

중국이 참여한 3자회담은 그 절충안이다. 중국은 북한 석유 수입의 70%를 차지하는 국가로서 북한에 영향력이 매우 클 뿐 아니라 한반도가 전쟁위기에 놓이면 북한의 피난민 유입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나라다. 게다가 북한의 핵무장이 기정사실화될 경우 일본과 대만의 핵무장, 중국에 근접한 북한을 겨냥하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제 구축은 중국에 매우 위협적이다.

때문에 중국은 적극적으로 이번 회담을 중재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고, 앞으로도 중국의 역할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3자회담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회담에 참여해야 한다. 회담 후 북에 대한 경제지원이나 체제보장의무는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의 동참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난 베이징 3자회담에서 북한도 이 점을 부정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런 측면에서 “대화의 형식보다도 실질적 북핵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본다.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북한이 3자회담에서 내놓은 ‘새롭고 대담한 제안’은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체제안전보장과 북미관계 정상화 이후에 핵을 포기한다”는 단계별 포괄적 제안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두고 미 행정부 내 강경파와 온건파 간의 의견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온건파는 대화를 통한 평화적 방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이뤄나가자는 입장이나, 강경파는 군사적 방법으로 핵시설을 제거하고 북한을 고립·고사시켜 북의 체제를 변화시키고 핵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런 이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변함 없이 고수하고 있는 주장은, ‘북한이 검증가능한 방법으로 핵개발을 포기할 것’, 그리고 기독교적 입장에서 ‘나쁜 행동에 대한 보상은 없다’이다. 즉,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세운 것은 제네바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그 위반사항을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체제안전과 경제지원을 보장해 주는 것은 ‘보상차원’이기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은 계속해서 체제안전과 경제지원을 핵개발 포기의 선행조건으로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양쪽이 합의점을 찾기까지는 어렵고 힘든 과정일 수밖에 없다. 오는 15일 한미 정상회담과 22일 미일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미국의 입장은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에 “핵개발 계획을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전체 봉쇄를 감수할 것인가를 선택하라”는 ‘역제안’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가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매우 중요한 시험대에 서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역할은?

북핵문제는 한반도 정세에서 매우 중요하다. 어떻게 해결되느냐에 따라 통일의 길로 가느냐, 전쟁의 길로 가느냐가 결정된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 결코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되어 있고, 전쟁으로 무너진 나라를 완전히 재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으로부터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보장을 받아내야 한다. 또, 북한에는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위반했음을 지적하고 평화를 위한 해당 조처를 취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에 북미간 대화의 테이블을 계속 유지시키도록 요청해야 하는 것이다.

홍미진 기자  lerry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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