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에 새긴 선조의 마음, 떡살로 만나다.

우리대학 떡살전 아트월/사진제공·상허기념박물관

우리 대학 상허기념박물관에서는 10월 5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라는 제목의 떡살을 다루는 특별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한국대학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대학박물관진흥지원사업의 일환이다. 우리 대학 박물관의 박제광 학예실장은 “대학박물관진흥지원사업은 각 대학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유물 등을 활용해 대학 및 인근 지역 구성원들에게 기획전시 및 교육 등을 제공하는 사업”이라며, “우리 대학은 손꼽히는 규모라 할 수 있는 340여 점의 떡살을 갖고 있어 떡살전을 전시하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건대신문은 이번 특별전을 맞아, 우리 대학 박물관의 이수현 교육사와 함께 떡살에 담긴 이야기를 살펴봤다.

한자 복(福)이 새겨진 석제 떡살

떡살에 아로새긴 이야기, [떡살에 새긴 마음]
이번 전시는 크게 △떡살에 새긴 마음 △떡살의 문양 △떡살의 변신이라는 세 주제로 구성돼 있다. 이수현 교육사는 [떡살에 새긴 마음]이라는 주제에 관해 “떡살 문양에 담긴 의미를 찾아 되새겨 본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떡은 우리 민족의 의례와 일상생활 모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음식”이라며 “떡은 일생 동안 치러지는 여러 행사에 등장했는데, 이때 사용된 떡살의 문양을 보면,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기원하는 바와 전하고 싶은 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떡살에는 당대 선조들의 소망이나 삶의 철학과 같은 가치가 많이 담겨있다. 백일이나 돌에는 물고기 두 마리를 새겨 넣어 만남의 의미를 나타냈고, 혼례에는 만남과 축복을 상징하는 국화나 다산을 상징하는 포도와 석류 등을 새겼다. 이에 대해 이수현 교육사는 “혼인할 때 혼수품으로 떡살이나 다식판을 보내기도 했다”며 떡살과 선조들의 삶이 밀접하게 닿아있음을 소개했다. 특히 박쥐 문양의 의미에 대해 이수현 교육사는 “한자로 박쥐를 의미하는 편복(蝙蝠)의 발음이 복을 빈다는 ‘복(福)자’와 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갑에는 장수를 상징하는 길게 뻗은 직선, 혹은 길한 의미가 담긴 문자를 새겼다. 아울러 제사에서 사용되는 떡살의 경우, 불교의 윤회사상 등에 빗대어 조상의 명복을 빌거나 조상에게 자손들을 보살펴달라는 의미를 담아 수레바퀴, 별자리 문양 등을 사용했다.

꽃무늬가 새겨진 백자 떡살

다양한 문양으로 표현하는 이야기, [떡살의 문양]

[떡살의 문양]에서는 떡살 문양을 유형별로 나눠 그 다양함을 소개하고 있다. 이수현 교육사는 “(떡살에 문양에는) 크게 꽃, 동물, 기하학, 문자 등이 있는데, 전시에서는 이를 구분해 여러 문양들의 다양함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해설했다.

꽃은 우리나라의 전통 문양 중에서 널리 쓰이고 그만큼 사랑받는 문양이다. 대표적인 꽃 문양인 국화 문양에 대해 이수현 교육사는 “향기가 아름답고 그윽해 조선시대에 기품 있는 꽃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으로, 표현하기가 쉬워 다양한 형태의 떡살로 제작됐다”고 답했다.

문자 문양에 대해서는 “장수와 건강 등을 비는 △수(壽) △복(福) △희(喜) △강녕(康寧) 등의 글자로서, △장수 △복 △건강 등은 신분과 재산의 관계없이 모두가 지니고 있던 바람이었고, 따라서 이런 문자들은 떡에 직접 글자로 표현해 마음을 전했던 것”이라고 이수현 교육사는 설명했다.

기하 문양은 직선이나 곡선, 점으로 이뤄진 추상 문양으로 대개는 자연 현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서, 이수현 교육사는 “빗살무늬토기에서도 볼 수 있듯, 기하무늬는 선사시대부터 등장하는 인류가 오래도록 폭넓게 사용한 상징”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삼각 문양은 다산을, 태극은 영원한 순환과 풍요를, 십자문양은 음양의 조화를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현대와 마주한 떡살, [떡살의 변신]

[떡살의 변신]은 떡살이 가진 전통문양을 현대에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소개한다. 예술디자인대학의 서동희 명예교수와 그의 제자인 공예학과 동문들, 그리고 김정애 전통한복 예술가 의 도움을 받아 떡살 문양을 현대적으로 활용하고 해석한 작품이 선보여졌다.

서동희 교수의 작품 <생명의 떡>에 대해 이수현 교육사는 “성경 속의 떡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며, “수많은 떡을 형상화한 듯한 새하얀 그릇과 그 그릇을 받치고 있는 벽돌색 기단의 조화가 강렬한 느낌을 주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외에도 도자기에 불경의 문자인 옴자를 새겨 사악한 기운을 막고 복을 비는 의미를 더한 김영애 동문의 <벽사기복(辟邪祈福)>과 복부를 지압해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유혜진 동문의 <떡따슴이> 등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VR로 만나는 떡살전, 비대면으로 만나는 전시연계교육

이수현 교육사는 이번 떡살전 관람에 관해 “현재 우리 박물관은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정부 및 학교 방역지침에 따라 휴관 중이기에 실제 관람이 불가능하다”며 “향후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사전예약제 형식으로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직접 전시를 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온라인 전시를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박물관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통해 온라인 관람 링크로 접속하면 VR로 구현된 온라인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우리 대학 떡살전 리플렛

한편, 이수현 교육사는 전시연계교육으로 기획된 [떡보의 하루]에 대해 “외국인 유학생들과 광진구에 거주하고 있는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우리 음식 문화와 떡살을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라며, “현재 코로나19 상황으로 현장 교육 진행이 어려워 체험 키트를 제작해 외국인 학생들 50명에게 배부하고, 비대면 상황에서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또, 함께 기획된 강연 [떡으로 보는 세상]은 “△인문의 시선으로 읽는 한국 음식 △한국의 떡, 서양의 케이크 △전통문양에 담긴 우리 미학 이란 주제로 관련 전문가를 모시고 진행할 예정”이라며, “박물관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품격 있는 강연 내용을 영상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사진제공·상허기념박물관

우리는 어제를 후회하고 내일을 기대하지만, 언제나 오늘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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