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윤하 편집국장

학내 언론사가 모여있는 제1학생회관 5층, 그 중에서도 504호 건대신문사였다. 입학하고 호기심으로 문을 두드리고 들어간 건대신문에서 2년간 수많은 기사를 쓰고, 칼럼을 쓰고, 사설을 썼다. 남들은 모를 고난에 눈물도 흘려보고, 밤새워 기사를 써보고, 새벽 동이 틀 때까지 신문에 대한 논의를 했던 기억도 스쳐간다.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눈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아직도 기사를 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뿌듯함을 느낀 적은 많지만, 완벽하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항상 아쉬움이 남고 더 잘 해볼 걸 하는 마음에 한탄했다. 필자에게 건대신문은 항상 그렇다. 종강호를 내는 이 시점에서도 올해 만든 신문들에 대한 많은 여운이 남는다.

처음에는 기사를 한 글자씩 써 내려 가는 게 주저되고 무서웠다. 그저 일기나 레포트가 아닌, 내 이름을 걸고 쓰는 ‘기사’라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필자를 매번 한껏 긴장하게 했다. 그 긴장감은 마치 수백 명 앞에 서서 발표를 하는 것과 비슷했는데, 우습게도 그 부담감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었다. 하지만 점점 경험이 쌓이면서 여유가 생기고 그 긴장감을 즐기게 됐다.

대학 생활의 절반을 신문사에서 보냈고, 교문을 들어서면 습관처럼 발걸음이 향했던 학생회관 504호에서 인생에 다신 없을 소중한 경험을 얻었다. 신문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시작해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고 디자인을 하며 쉬지 않고 신문을 만들어냈던 모든 과정들, 그리고 그 과정을 항상 함께하며 마지막까지 동고동락했던 동기들과 후배들 모두 필자에게는 너무나 각별하다.

2020년에는 건대신문을 이끌면서 여러 방면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부분들이 많았지만, 코로나19로 신문의 발간 여부부터 불확실했고, 기존의 발행 시스템 자체가 계속 흔들렸으며, 방역 문제 때문에 기자실에 나오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수반했다. 그럼에도 지금으로선 신문을 끝까지 발행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전쟁 속에서도 신문은 나온다’는 생각으로 1년을 버텼던 것 같다. 그래도 건대항쟁 온라인 사진전을 개최하고, 총장 인터뷰나 총학생회 후보자 공청회를 진행하며 언론으로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했던 점들은 신문사 구성원 모두에게 뜻깊은 경험으로 남을 것이다.

앞으로도 학생회관 504호에서는 멈추지 않고 누군가 계속 새로운 기사를 써내려갈 것이다. 이제 그곳에 필자의 자리는 사라지고 새로운 기자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겠지만, 떠나는 기자들의 추억 조각들은 계속 504호에 머무를 것 같다.

훗날 누군가가 건대신문에 들어갈지 고민한다면, 주저 않고 당차게 문을 열었으면 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열정을 다해 잊지 못할 대학 생활을 즐기길 바란다. 그렇게 학생회관 504호의 역사가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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