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수(공과대·기항공19)

신문에 글이 실리는 건 처음이네요. 누군가가 제 글을 읽을 거라고 생각하니 설렙니다. 당선됐다는 소식을 듣고 상금도 상장도 신문에 글이 실리는 것도 다 좋았지만 가장 좋은 건 제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단 거였습니다. 글에 대한 평을 받기는 쉽지 않고 이런 기회가 소중하단 걸 알아 너무 지금도 너무 기쁩니다.

 

저는 동화같이 환상적인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처음엔 피 대신 머스타드가 흐르는 남자의 이야기를 쓰려 했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전혀 환상적이지 않은 글을 쓰게 됐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칸쵸를 먹다가 막연히 이런 얘기를 써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칸쵸를 먹고 있었던 게 다행인 거 같아요. 이름이 홈런볼이면 뭔가 우스워졌을 것 같네요.

 

‘나’와 칸쵸의 이름을 가리려 노력했습니다. 이름이 나오는 순간 이 인물들을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로 인식하게 될까봐요. 칸쵸의 별명에 큰 의미부여를 하지 않은 것도 그 이유입니다. 제 글을 읽는 사람들이 읽는 순간만큼은 ‘나’와 칸쵸를 나 혹은 내 주변인으로 생각하길 바랐습니다. 내 일과 남의 일은 엄청나게 다르니까요.

 

저는 쓰면서 재밌었는데 읽을 때도 재미있었으면 좋겠네요. 편하게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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