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규 화학공학부 교수

 

신입생 여러분, 건국대학교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여러분은 한국의 청소년이라면 누구나 겪어야 할 그 어려운 입시 관문을 뚫고 드디어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여러분은 주위의 많은 돕는 이들이 안내하고 권유하는 대로 잘 따라와 주었습니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우수한(?) 학생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여러분은 그것을 신뢰했습니다. 그 신념에 따라 여러분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속에서도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히 학교생활에 임했습니다. 대학생이 되었다는 것은 바로 그 인내와 성실함에 대한 선물입니다. 여러분 주위의 많은 소중한 분들께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앞으로는 여러분에게는 그동안 보내왔던 삶과는 다른 모습으로 인생의 장이 펼쳐질 것입니다. 이제는 대학생으로서의 인생을 시작해야 합니다. 대학생이 되었다는 것은 내가 인생에 진정한 주인(主人)이 되었다는 큰 의미입니다. 주인은 의사결정자이고, 그에 대한 책임과 권한이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내 인생의 주인인 내가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찾아서 알아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남들이 안내하는 대로 그저 묵묵히 열심히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남들은 나를 대신해서 내 삶을 선택하거나 결정할 권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나에게 일반적인 사람들의 훌륭한 삶을 안내해 줄 수는 있지만 ‘내 삶’을 책임지지는 못합니다. 그들이 옳다고 안내한 길을 따라갔다가 내가 원하는 모습이 아닐 때 우리는 누구도 원망할 수 없습니다. 전적인 책임은 주인인 내게 있기 때문입니다.

주인이 되는 길은 결코 쉽게 주어지지 않습니다. 대학생 이후의 세상은 여러분이 아는 것보다 훨씬 다양한 가치들이 존재합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전문 분야가 있고, 행복한 삶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모두 다 소중하고 존중받을 가치가 있는 것들입니다. 이 다양성 속에서 내가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찾아야 합니다. 내가 선택한 대학, 학과 안에도 많은 세부 전공분야와 직업들이 존재합니다. 자신의 삶에 관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을 하며, 필요한 책을 읽고, 정보도 직접 찾아야 합니다. 교수님들과 상담도 자발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야 올바른 선택과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이 넓은 세상을 내가 직접 알아봐야 하며, 이런 일들은 여러분의 권리이자 의무입니다.

이제부터 누군가 나에게 좋은 길을 안내를 할 것이라는 수동적인 생각은 버리고,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아가야 합니다. 기성품과도 같은 대중의 삶은 내가 주인인 삶이 아닙니다. 내가 내 삶의 설계자이자, 안내자이고 건축가가 되길 바라며, 여러분의 멋진 대학생활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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