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에서 만난 학우들의 이야기 -1-

탄핵에 반대하며 거리를 가득 메웠던 시민들의 촛불 시위. 물갈이를 외치며 지역주의 청산과 진보정당 원내진출이라는 국민의 힘을 보여준 4.15 총선. 그리고 5월 1일, 다시 많은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좀 더 평등하고 합리적인 근로 환경 개선을 원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사회적 무관심에 가려져온 소수 인권자들, 여기에 강의실에서 사회를 배우고 공부하던 대학생들까지 거리로 나왔다.                    - 편집자 풀이 -

시큼한 땀내를 머금고 있는 대학로의 더운 대기 속에 많은 인파가 어깨를 부딪치며 거리를 가득 메웠다. 햇빛은 늘 그랬던 것처럼 뜨거운 열기에 익숙한 노동자들을 내리쬐고 이 가운데 노동절은 114회를 맞이했다. 여기에는 ‘불안정 노동 철폐’를 외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신자유주의 반대와 이라크 파병 철회를 주장하는 대학생들. 그리고 자본주의에 반대한다는 ‘다함께’ 회원들의 깃발이 눈에 들어왔다. 평소 매연을 내뿜는 자동차로 가득 찼던 아스팔트 위는 어느새 다양한 주장들로 넘쳐났고 그것은 바로 참가자들의 다양한 정치적 지향이었다.

때마침 김밥 보따리를 짊어진 아주머니 뒤로 ‘철의 노동자’를 부르고 있는 우리 대학 학생 탁경(수의대·수의1)군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긴 위해선 다양한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탁군은 “사회에서 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서로 유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사회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을 강조했다. ‘건국대 노동절 참가단’으로 같이 온 고규환(정치대·부동산3)군도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문제들을 지금 풀지 못한다면 결국 대학생들 자신이 미래에 안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노동문제 자체가 학생들의 문제라는 것’이다.

노동절은 19세기 급격한 산업 발전 속에서 소외되었던 노동자들의 권익을 되찾기 위해 시작됐다. 그리고 사회의 소외 계층 문제는 결코 노동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절에는 그 시대의 사회적 화두가 항상 거론되어 왔다. 총선 후 서서히 흘러나오고 있는 파병 신중 여론. 개방의 논리로 우리의 삶에 깊숙이 밀려오는 신자유주의. 탄핵 이후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진보에 대한 사람들의 열망. 그리고 사회적 무관심 속에 반복되었던 노동자 문제까지. 이 모든 것들이 함께 어울려 만날 수 있던 자리. 바로 114회 노동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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