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맞으면 지나온 날들을 돌아보고 새로운 미래를 기약하는 것처럼, 건국인은 르네상스 또는 대학중흥의 각오로 개교56주년을 기려야 한다. 건국 르네상스를 위한 기초공사가 하나 둘 씩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김경희 이사장을 비롯한 법인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남측토지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올랐고, 정길생 총장이 이끄는 집행부가 대학발전을 위한 정책들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다. 13만 동문을 대표하는 총동문회는 홍순정 전임회장의 주도로, 1980년대 중동에서 ‘녹색혁명’의 신화를 이룩한 김용복 동문을 신임회장으로 추대하는 데 성공하였다. 교수협의회는 김진석 교수를 10대 의장으로 선출하여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우리 모두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할 경사들이다.

이처럼 중요한 시점에서 건국가족 전체가 르네상스의 주역이 되어야 하지만, 가장 큰 책임은 대학의 몫이라고 확신한다. 정길생 총장을 비롯한 대학본부의 역할이 거듭 강조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현 집행부가 출범한지 1년도 안되는 기간 동안 대학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문화의 시대인 21세기를 주도하기 위하여 예술대학과 관련 학과 신설이 결정되었고 오랜 숙원이던 법대 증원이 성사되었다. 다른 무엇보다 행정적인 실수나 무리수가 크게 줄어들어 구성원들의 신뢰가 회복되었다. 그렇지만 이제부터가 정말 중대한 고비이기 때문에 대학본부에 두가지 제안을 하려고 한다.

첫째, 학사와 행정 분야에서의 구조조정을 중단해서는 안된다.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전공이나 단과대학 신설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행정조직과 인사제도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우리대학의 기존 이미지를 타파할 수 있는 분야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교원이건 직원이건 서열과 연령이 아닌 능력에 기초한 발탁 인사를 제도화하고 일한 만큼 대우하는 풍토를 정착시켜야 한다.

둘째, 교육과 연구 인프라 구축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재 거의 모든 대학들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초대형 첨단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우리대학의 교육과 연구 인프라가 경쟁 대학들에 비하여 열악하다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임박한 대학평가에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중장기적 건설계획을 확정하고 집행에 나서야 할 때이다.

건국 르네상스가 법인이나 대학본부의 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모든 교수와 학생 그리고 직원이 삼위일체가 되어 학교발전에 매진하고 동문이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해야 한다. 57년전 민족지도자들의 축복 속에서 태어난 우리대학이 21세기를 선도하는 대학으로 거듭 나기 위해서는 건국가족 개개인의 땀방울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다. 57번째 개교기념일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새로운 각오로 다시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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