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영훈 기자

바람에 날리는 꽃처럼 아름다운 젊은이가 허공을 가르며 날아오른다. 가뿐하게 날아올라 사뿐히 착지하며, 여러 가지 자세를 보여주는 모습이 아름답기까지 하다. 매일 매일 저녁 해가 어스름 해질 무렵 새천년관 앞 원형무대에서 열심히 연습을 하는 이들. 그들은 비화랑 회원이다.

흰 도복을 입고 연습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지도를 해주는 이가 보인다. 그가 바로 비화랑의 이현수 사부이다. “다리를 조금 더 올려야지”라며 어긋난 자세를 바로 잡아준다. 99년 처음 창설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비화랑과 동고동락했다는 이현수 사부는 그 누구보다 비화랑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한다. 2002년 동아리로 정식 인준을 받기 전까지 비화랑은 제대로 된 공간이 없어 옷도 화장실에서 갈아입었다. 또한 창, 칼과 같은 소품은 학교 근처 자취방에 겨우 보관해 놓고 활동을 했었다.

하지만 현재 비화랑은 왕성한 활동이 뒷받침 되어 ‘무토’라는 사이트에 기사가 실릴 정도로 우슈계에서 이름도 꽤 알려져 있다. 얼마 전에는 격투게임 속 캐릭터의 움직임을 만드는 작업인 ‘모션캡쳐’를 해주었다고.

▲ © 한영훈 기자

우슈가 무어냐고 묻자 무술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우슈라고 하면 특별한 권법이라고 생각하는데 중국말로 무술이 우슈예요”, “다양한 권법들은 다 우슈에 속하는 것이죠”라며 이현수 사부가 웃는다. 우슈 동아리인 비화랑 역시 체형이 다른 사람들마다 다른 권법을 익히고 있다.

기다란 창을 들고 유연하게 허리를 움직이며 연습에 한창인 여학우의 모습이 보인다.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처음에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힘들었지만 차차 나아지는 내 모습을 발견하면서 뿌듯했다”며 오유진(의텍·1)양이 말한다. 그리고 체형에 맞는 권법을 선택해 익히기 때문에, 여자라고 특별히 힘든 건 아니라고 말한다.

비화랑은 이렇게 매일 매일 열심히 연습을 할 뿐만 아니라 학내 및 외부 공연도 가진다. “어느 정도 수준은 되어야 외부 공연을 소화할 수 있기에 연습을 게을리 할 수는 없죠”라며 이사부가 자신감 넘치는 눈빛으로 말한다. 그리고 열심히 연습하는 제자들을 뿌듯하게 돌아본다.

제자들을 가르칠 때 엄할 것 같다는 물음에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조금씩 장난도 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지도를 한다고. 고된 연습에 지치기 쉬운데 엄한 분위기 속에서 한다면 오히려 지치고 의욕도 상실하기 쉽기 때문이다.

이사부의 자유로운 분위기 때문일까? 우슈를 연마하는 학우의 얼굴이 즐겁기만 하다. 붉은 노을빛을 받으며 날아오르는 그 모습이 ‘비화랑’이라는 이름같이 바람에 날리는 꽃처럼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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