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뚝 솟은 새천년관 옆에 나즈막하게 자리 잡고 있는 건물. 비오는 날에 바라보면 귀신이라도 나올 듯 으스스한 학생별관(아래 별관)이다. 하지만 외관과는 다르게 계단과 복도는 반짝 반짝 윤이 난다. 계단이 반짝이는 이유는 우리대학 별관 ‘우렁이 아주머니’의 손길 덕분.

매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학별의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아주머니는 “오늘 하루도 모두들 아무 탈 없이 무사히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며 기도를 올리신다. 4년간 매일 별관을 청소해주시고 학생들을 보살펴 주신 아주머니께서는 별관의 모든 가족들이 이사 가는 7일을 마지막으로 우리대학을 떠나신다.

여름 장마철에는 고장 난 우산을 고쳐주시고 주인이 없는 우산은 말끔히 손질해 비오는 날, 우산이 없는 학생들에게 빌려주기도 하시는 아주머니. 겨울에는 석유난로를 피우는 학생들이 걱정돼, 동아리 방들 하나하나 들여다 봐 주시면서 불조심 하라고 일러주시는 아주머니. 계단을 뛰어내려오는 학생을 보면 혹시나 미끄러져 넘어질까 걱정이 돼 조심하라고 일러주시는 아주머니.

이렇게 학생들에게 정을 쏟으신다. “다들 내 자식 같아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을 보면 너무 예뻐”라며 웃는 얼굴이시다. 별관을 떠나신 후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이제는 나이도 있고 조금 쉬려고 해”, “집이 수원이라 매일 오고가기가 조금 힘들었는데 학생들과의 정으로 다닌거지”라고 말씀하신다.

성함을 여쭤 보자 “에구 내 이름 알아서 뭐해!”라며 그저 ‘지씨 아주머니’라 불러달라고 하신다. 별관의 ‘우렁이 아주머니’다우신 말씀이다. 별관의 마지막 학생이 떠날 때까지 보살펴 주시며 배웅해 주실 아주머니의 미소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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