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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학교에서 대학원의 위상은 어디쯤에?
강지은 | 승인 2003.04.14 00:00

이래저래 분주한 학기초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김영삼 정권 말기쯤이던가. 아무튼 정확하게 기억이 나진 않지만 90년대 중반부터 학부제에 관한 논의가 시작되었던 것 같다.

어쨌든 대세에 밀려 실시할 수밖에 없었던 학부제의 정당성을 정권이나 학교당국에서는 ‘취업문제’와 ‘학문의 위기’에 대한 타개책으로 제시했다. 다시 말하면 점점 학생들이 전공과목 공부는 뒷전으로 하고 취업고시(?) 준비에만 열을 올리는 현실을 감안해 학부생에게 전공필수로 인한 부담을 줄여주고 다전공 등으로 현실 대처 능력을 유연하게 해주면서 동시에 학문연구는 대학원에서 담당하게 하겠다는 것이 학부제 도입 당시의 목적이었다.

학부제는 실시되었다. 절반은 성공이다. 그런데 나머지 절반은? 거의 실패다. 조금이나마 학문에 뜻을 둔 학생들은 모교를 뒤로하고 다른 대학의 문을 두드린다. 대학원에서 학문연구를 할 수 있도록 얼마나 지원하고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학교당국에 묻고 싶다.

단적으로 대학원의 장학제도와 수료자들에 대한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만 보더라도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줄로 서있는 대학 서열에서 우리의 자리는 어디인지 확연히 알 수 있다. 대학원 장학제도에 무엇이 있는지 아시는 분? 우리 학교 대학원 홈페이지 어디를 보아도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대학원엔 학부와 비슷하게 일반장학금 제도가 있다. 거기에 작년부터 시행된 연구조교를 통한 등록금 지원이 보태졌다. 문제는 연구조교제도가 들어오면서 일반장학금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다.

또 이전의 일반장학금은 등록금에서 장학감면액이 표시되어 그 차액만 납입하면 등록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연구조교와 학과 조교의 장학금은 등록금 전액을 모두 낸 후에 감면액만큼을 돌려받을 수 있다. 목돈이 없으면 카드빚을 지던지 그나마 안되면 또 휴학이다. 또 한가지 수료생에 대한 관리 측면이다.

 대학원 학칙에 2000년도 입학자부터 수업연한을 ‘4학기 이상’으로 한다고 명시가 되어있다. 예전에는 4학기만에 수료를 해도 5, 6학기 등록금을 고스란히 냈어야 했다. 그런데 학칙이 바뀌고부터는 4학기만에 수료를 하면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면 그나마 우리학교 만세를 외치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들었던 손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다. 대학원은 학기가 끝나면 학위할 때까지 연구등록이라는 것을 한다. 그 연구등록비를 받아서 학교가 얼마나 더 학생들이 논문 쓰는데 도움을 주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학칙이 바뀌기 이전까지는 학기당 10만원만 내면 되었다.

지금은? 학기당 40만원을 내야 한다. 인문학의 특성상 공과계열보다 수료후 시간이 더 필요한데다가 생활전선에서 뛰다보면 수료후 1, 2년 안에 논문을 쓰기는 사실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4학기제로 바뀐 것이 학생들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학칙에 수업연한을 ‘4학기 이상으로 한다’는 구절이 또 학생들의 발목을 잡는다. 혹 한 두과목 누락이 되었을 때는 그 과목을 이수할 때까지 등록금을 고스란히 다 내야 하는 것이다.

참고로 고려대학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수업연한이 ‘4학기 이상’인데도 4학기에 마치지 못하고 누락된 한 두 과목의 학과목 등록을 인정하고 등록금 중에서 수업료의 절반만 내면 된다. 그뿐인가 수료후 석사는 2년, 박사는 3년까지 휴학을 인정해 주어서 연구등록비를 내지 않아도 되게 하였으며 휴학 만료후에는 등록금의 7%만 연구등록비로 내도록 학칙에 명시를 해 놓고 있다. 7%면 등록금이 3백만원이라고 하더라도 20만원 정도 밖에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독일, 프랑스처럼 등록금 면제는 물론이고 출산했을 경우 양육비와 집값보조까지는 바라지 않더라도 최소한 학문연구에 합리성의 잣대를 들이밀며 꾸준히 무엇인가를 세금징수하듯 거두어가지는 말아야 그나마 어려운 토양에서 학문이라는 것이 살아남지 않겠는가.

강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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