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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가민가 성희롱 바라보기우리대학 내 성희롱을 진단한다
김지현 기자 | 승인 2004.08.05 00:00

△△과 단합대회 술자리. 오가는 술잔 속에 참석자의 얼굴엔 취기가 흥건하다. 분위기가 한층 달아오를 즈음, 모임에 지각한 최보름(가명)양, 술자리에 합석하는데… 순간 자리에 앉아 있던 과선배 한상인(가명)군 왈 “오~ 보름이! 오늘 의상이 쌔끈한데! 들어갈데는 들어가고 나올 때는 나왔구만! 일루 와봐~ 오빠가 한잔 줄께”라며 최보름양의 어깨에 손을 올린다. 얼굴이 일그러진 최양, 어쩔 수 없이 술잔을 받는다.

▲ © 김지현 기자

■일상생활, 성희롱에 노출돼 있다

위 이야기는 아주 특별한 상황설정이 아니다. 학우들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 중 하나다. 많은 여학우들이 “술자리에서 선배들의 과도한 신체적 접촉, 성적 농담에 불쾌한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으며 이는 여학생들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다. 축산대의 한 남학우는 “선배들이 술자리에서 여후배에게 ‘술을 따르라’, ‘내게 와봐라’ 등의 언행으로 대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남성들은 길거리를 지나는 여성을 보면서 ‘몸매가 죽인다’, ‘굴곡이 산다’ 등의 표현을 서슴치 않고 표현하기도 한다. 문과대 영문과의 한 여학우는 “간혹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 남학우들을 보면 기분이 불쾌해 진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런 성희롱 사례는 개인과 개인사이 만이 아니라 집단생활 속에서도 이뤄진다. 실례로 ○○과의 경우, 매년 과 행사 때 남학우들이 성행위나 소위 ‘야한’ 행위가 중심이 되는 공연을 진행하면서 과 학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알려졌다.

■성희롱,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이렇게 일상적 장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희롱. 성희롱의 기준은 ‘피해자의 불쾌함 정도’에 따라 구분된다는 것이 학우들의 중평이다. 하지만 함중실(문과대·중문4)양은 “피해 당사자의 기분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은 의도성을 띄지 않고 신체적 접촉 및 농담을 할 수도 있다”며 ‘기준이 너무 애매모호하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김봉채(문과대·영문2)군도 역시 “성희롱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다”며 “이런 애매모호한 기준 때문에 당사자 간의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의사표현을 통한 당사자간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노규호(문과대·국문2)군은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오해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 “3·4학년의 경우 본인이 불쾌할 때 상대방에게 제제를 가하지만 1·2학년의 경우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며 “뒤에 그 문제로 인해 속상해 하는 후배들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취재 과정에서 ‘당당하게 불쾌함을 표시하고 상대방에게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오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에 많은 학우들이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의사표현을 쉽게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답답함을 표했다. 이와 같은 의사표현의 어려움은 △평소 친분관계 △‘너무 민감한 것이 아니냐’는 역반응 △‘말하면 어색해지니 내가 참아야지’라는 소극적인 자세 등의 원인들 때문에 발생한다.

하지만 이런 의사표현의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으면 피해 당사자들의 심적 고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여운(문과대·불문2)양은 “성희롱에 대한 자신만의 지침을 정해 놓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양은 “성희롱 사례에 대해 여성이 당당하게 의사표현을 해야 남성들도 인식을 하고 행동에 신중을 기할 수 있다”며 “비단 남성 뿐만이 아닌 이해 당사자 모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지현 기자  relief03@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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