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자기

일감호 뒤편 동산에 살고 있는 녀석이다. ‘나도박달이’라고도 불린다. 기숙사 들어가는 쪽으로 가면 볼 수 있는데, 우리 대학 복자기들 중 가장 큰 녀석이란다. 지금은 조그만 연두 빛 싹이 텄는데, 봄부터 여름까지는 진한 녹음을 선물하고 또 가을엔 그토록 곱고 진한 단풍을 선물한다고 한다. 특히, 단풍의 색은 약간의 주홍빛까지 띠어 가장 아름다운 색을 자아낸다고.

그런데, 지금 그 기둥이 얼마나 멋진지 모른다. 그동안 감싸고 있던 기둥의 껍질을 버리고 새로운 껍질을 준비하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기둥의 껍질이 모조리 벗겨지고 있는데, 그 모양이 너무∼나 귀풍스럽다. 겉의 껍질이 밖으로 곱게 말리면서 그 속에 있던 밝은 살색이 부분 부분 드러나 나무기둥 전체의 분위기가 참으로 신비스럽다. 꼭, 조각가가 일일이 손을 대 모양을 만들어 놓은 예술품 같다. 지금 빨리 가야 볼 수 있다.

■귀룽나무

우리대학에 숨겨진 멋쟁이 나무. 가까이 가서 보고는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50미터 전방의 땅 밑이 온통 이 나무의 뿌리로 가득할 것이라 짐작할 만큼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잎도 얼마나 많은지. 그 커다란 나무에 싱그런 초록빛 잎이 수북하다. 지금 몇 개의 조그만 꽃이 피었는데, 하얀 꽃잎이 5개가 앙증맞게 모여있고, 가운데 노란 수술이 조그맣게 앉아있다. “벗꽃보다 훨씬 예쁘다”는 귀룽나무. “조금 있으면 이 커다란 나무 전체가 흰꽃으로 가득해진다”고 김교수는 전한다.

이렇게 웅장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나무를 학교 안에 두고 학생들이 몰라야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이 나무가 건대병원 뒤 공터 옆에 있어서 사람들의 눈에 띠기 어렵기 때문이다. 생각 같아서는 새천년관 앞에 보란듯이 가져다놓고 싶을 정도로 멋있다. 하지만 이제 너무 커서 옮길 수도 없으니…우리가 찾아가서 그 녀석을 만나야할 수밖에. 나무를 사랑하는 학생이라면 이 녀석을 꼭 만나 보라. 정말 멋진 놈이다.

■단풍나무씨

‘가을’하면 생각나는 건 무조건 단풍. 하지만 단풍나무 씨를 본적이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커다란 잎 가운데에 조그맣게 숨어있는 알맹이가 바로 단풍나무의 씨앗이다. 김교수에 따르면 “마음이 착한 사람의 눈에만 보인다”고 한다.^^

이게 바로 단풍나무의 씨. 작년에 떨어진 씨앗인데, 낙엽들 사이에서 김교수가 찾아주었다. 국문과 학생인 기자에게 “책상에 앉아 배우기만 해서 무슨 글을 쓰겠냐”며 “이렇게 직접 나와서 만져보고, 들어보고, 느껴 보라”고 강조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문과대 뿐 아니라 경영대, 정치대, 공대 등 다양한 학생들에게도 필요한 경험인 듯 하다.

우리도 자연의 일부이고 때문에 자연과 만날 때 평온해 진다. 시간이 난다면 꼭 가서 단풍나무의 씨앗을 찾아 보라. 이과대 뒤 오솔길로 올라가면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친한 친구에게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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