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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한총련 학생의 솔직한 이야기
홍미진 기자 | 승인 2003.04.14 00:00

토로한 이후 정계에서도 한총련 합법화가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다. 그런데, 한총련이 아닌 대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옳은 일을 위해 힘을 합치는 젊은이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한총련'은 '왠지 무섭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단체'였다. 과연 한총련에게서 활동하는 학생들은 정말 그럴까? 한총련에세 활동하고 있는 정치대 학생회장 이기혁(부동산4)군과 이우람(정치대•정외2)군을 술자리에서 마나봤다. 그들의 솔직한 면을 보기 위해, 격식적 호칭보다는 학내에서 친군히 쓰는 언어를 사용했으며 이를 그대로 싣는다. 가까이 있지만 왠지 꺼려졌던 한총련. 그들의 이야기를 편안히 엿보자. 이후 한총련에 대한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편집자 풀이- 

 

기자:운동하면 학점 챙기기 힘들지 않아요?

이기혁(아래 기혁):그렇긴 해. 나도 잘나올 땐 3.38까지 나왔거든. 근데, 나중엔 1.21까지 떨어지더라. 하하

기자:형은 4학년인데, 학점 좋아야 하지 않아요?

기혁:그렇지. 그런데 불행히도 난 부동산학과에 미련없어. 그렇기 때문에 더 신경을 못쓰게 되더라구. 고등학교 때는 부동산학과가서 잘먹고 잘사는 게 꿈이었는데, 부동산 공부를 하다보니까 나랑 안 맞더라고. 4학년이라 전과 할 수도 없고.

기자:형, 졸업하고 뭐 하려구요?

기혁:어디에 가든, 노동자가 돼있겠지. 하지만 현장에서도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신념을 계속 갖고 싶어. 현장에서는 ‘정의’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라 정당하지 않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잖아. 나는 그런 것에 부딪치면서 ‘옳은 대로’ 살꺼야.

기자:우람아, 너는 커서 뭐할꺼야?

이우람(아래 우람):시인. 그래서 나 국문과 수업도 들어.

기자:와∼유명해 지기 전에 미리 아는 척 해둬야겠네∼. 근데, 요즘 고민하는 거 없어?

기혁·우람(동시에):연애! 아하하하하 (자기들끼리 박수치다가 마주보고 서로의 손에 손뼉을 치고는 또 박수치며 좋아한다. 하여튼, 밝히기는… 이 사람들 지금 취재 중인 거 모르는 거 아냐?)

우람:대학 와서 연애 한번 해봤거든. 근데 저번 8·15행사를 우리학교에서 했잖아. 그거 준비하느라고 한 열흘을 학교에서 지냈다. 너무 바뻐서 여자 친구한테 연락도 못했어. 그전부터 좀 삐걱거리긴 했는데, 8·15 끝나고 전화해보니까 전화번호가 바뀌었더라고.

기자:안타깝군…맘 고생 좀 했겠다. 기혁:난 대학 와서 오히려 연애 한번 한 적 없다. 솔직히 연애할 시간이 없어. 운동하는 게 좀 할 일이 많냐? 오히려 난 중3때 연애했지. 고3까지 갔었어. 학원에서 만났거든. 근데 정작 대학 와서 한번을 못해보다니... 나 좀 소개 시켜 줘봐∼. 내가 재롱도 얼마나 잘피우는데∼ 난 손도 예뻐∼(손을 내밀며)

기자:형, 나이 안맞게 무슨 애교예요∼뭐, 이쁘긴 하네요. 그런데 마음에 안드는 곳은 없어요?

기혁:피부, 키. 내가 고등학교 때 피부가 무지 안좋았거든. 요즘은 좀 좋아져서 다행이지. 하하하

기자:우람아, 넌 외모의 어디가 제일 불만이고, 어디가 제일 잘생긴 것 같애?

우람:코. 내 코가 매부리코잖아. 근데 여길 다듬으면 조인성 코같이 된데∼큭. 그리고… 외모 중에 잘생긴 곳이라…특별히 없고, 내 얼굴이 남자답데. (수줍게 웃는다)

기혁:남자다운 얼굴과 몸매?

우람:(이기혁형이 놀리자, 발끈하며) 야, 솔직히 키 180cm에 몸무게 78kg이면 딱 적당하지 않냐?

기혁:뭐, 우람이가 남자답기는 하지.

기자:^^ 좋아하는 스포츠는 있어요?

우람:축구, 농구를 제일 좋아해. 나 초등학교 때, 강서구 대표 축구팀이었어∼중학교 때는 농구해서 전국 8강까지 간 적 도 있고.

기자:우와∼대단한데∼그럼, 형은요?

기혁:나도 다 잘해∼ 족구, 농구, 탁구… 우람:형, 저번에 농구는 반칙을 제일 잘한다면서요. 족구도 전패하면서… 맞다. 형, 잘하는 거 있다. 데모질.

기혁:큭큭. 맞어. 데모질도 잘한다. 데모질 하느라 잘 씻지도 못해∼저번에 8·15준비하느라 한 달 동안 집에 못 들어갔었거든, 그랬더니 씻어도 발냄새가 없어지질 않는거야∼

우람:맞아요 형. 그때 진짜 심했어.

기자:하하하. 근데요 형, 학생운동이 각각의 문제 영역이나 해결 방식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형은 왜 한총련에 들어간 거예요?

기혁:그거 말하려면 3시간도 더 걸리지. 짧게 말하자면, 한총련의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이 내 생각과 같기 때문이야. 나는 한반도 문제들의 근본 원인이 외세에 의한 남북분단에 있다고 보거든. 물론 세부적인 문제들이 있지.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다음 문제들을 풀어야 한다고 생각해. 근본적인 문제를 푸는 방법은 통일이라고 생각하고.

기자:어느 조직이든 한계점이나 좀더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있는 거잖아요. 한총련은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기혁:우선 한총련은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잖아. 단어 속에 대중적인 의미가 포함되거든. 만약 누군가가 ‘한총련은 대중조직이 아니다’라고 한다면 그건 한총련이 문제인 거야. 내가 볼땐, 한총련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통합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같애. 학생운동에 관심이 없는 학생들도, 자신들이 동의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한총련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하는 거거든. 또, 변화에 대한 신속한 대응도 부족한 것 같애. 신새대적이지 못하다는 거지. 우리가 부르는 노래도 이제는 대중적인 노래여야 해. 민중가요를 대중화시키거나 대중가요를 이용해서 한총련 행사를 만드는 것도 좋아. 이런 것들은 한총련 내부에서도 고민하는 부분이고,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가야할 부분이지.

우람:나는 저번에 빈활을 다녀와서 느낀건데. 사실, 한총련은 농활만 가잖아. 그런데 빈민, 영세민, 장애인 같은 소수를 위한 운동은 못하고 있으니까, 참 안타까웠어. 그런 다양한 부분들도 한총련이 힘을 실었으면 좋겠어.

기자: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한총련이라는 이름으로 뭔가를 주장하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기혁:그래. ‘한총련’이라는 단어에 가해진 편견은 정말 무서워. 똑같은 얘기라도 한총련이 얘기할 때와 다른 단체가 얘기할 때의 차이가 참 많이 나거든. 예전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래도 아직 남아있는 편견이 너무 커. 한총련 학생들은 폭력적인 존재도, 북한 말만 사용하는 이상한 존재도 아니야. 그저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고, 연애도 잘 하고 싶고, 살기 좋은 후덕한 사회를 만들고 싶은 욕심 많은 학생들일 뿐이거든. 자∼한잔할까?

홍미진 기자  lerry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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