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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속 동굴의 아름다움에 중독되다”■ 자연과학동아리 ‘동굴탐사회’
장보름 기자 | 승인 2003.09.01 00:00

한치 앞도 잘 안 보이는 암흑 속에서 미로 같은 통로를 헤매며 아름답고 신비한 동굴의 매력을 발견해 몸으로 직접 체험하는 동아리가 있으니 바로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우리대학 ‘동굴탐사회’이다. 동아리 방을 둘러보니 안전모, 안전벨트, 카라비너, 자일 등의 장비가 눈에 띈다. 짐작해보건대 탐사가 왠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이들은 관광동굴로 개발되어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수평동굴이 아니라, 동굴 입구에서 동굴로 들어가려면 수직으로 뚫려있는 통로를 자일에 몸을 맡기고 내려와야만 하는 수직동굴을 주로 탐사한다.

 

동굴탐사회 회장 윤준혁(정치대·정외2 휴)군은 “수직동굴, 미지의 동굴을 주로 탐사하기 때문에 위험한 경우가 많다”며 “그래서 제일 중요한 것은 서로를 믿는 마음과 팀웍”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여름 방학 때 이들은 지난해에 이어 2번째로 환경부와 국립환경연구원에서 주최한 ‘2003 전국 자연동굴 조사’에 조사원으로 참가했다. 선배들로부터 배운 동굴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과 체험을 통해 직접 터득한 것들로 인해 이들의 동굴에 대한 이해는 상당히 깊어 국가에서 주최하는 동굴 탐사에 나서도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지난해 대원 4명과 함께 중국으로 동굴탐사를 다녀오기도 했다는 홍성만(상경대·국제무역4)군은 “동굴탐사를 한 번 다녀오면 동굴의 매혹에 빠져 거의 중독이 된다”며 “가끔 동굴을 삶의 회피용으로 이용하기도 하는데, 애인이 없는 대원들은 발렌타인데이나 크리스마스 때 탐사를 떠나기도 해요”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일까? 이들은 지난 학기에만 다섯번의 탐사를 다녀오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학기 중 탐사는 2박 3일로 다녀오지만 방학 때는 9박 10일 내지는 13박 14일의 일정으로 탐사를 다녀온다. 긴 시간인 만큼 얻는 것도, 배우는 것도 많은 시간들이다. 매년 하나의 지역을 선택해 그 지역 동굴을 중점적으로 탐사하는데, 동굴을 찾기 위해 마을에 들어서면 우선 동네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고 동굴에 대한 정보를 듣는다. 지난번에 단양지역으로 탐사를 갔을 때 마을 분들께 인사를 못 드리고 산을 올라갔단다. 그런데 밤늦게 산에서 불빛이 보이자 마을 분들이 신고해 갑자기 경찰이 총을 들고 나타나 가슴을 쓸어내린 적도 있다. 어이없이 간첩으로 오인 받은 것이다. 뿐만아니라 동굴을 찾기 위해 하루종일 산속을 헤매다 못 찾고 그냥 내려오는 경우도 있다고…

힘들고 고된 동굴 탐사지만 그들이 탐사에 중독되는 이유! 바로 동굴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다. 반짝반짝 물기를 머금은 아름다운 돌꽃을 보면 피로도 싹 잊는다고! 반면 이들이 화나는 경우! 바로 석수를 캐고 종유석을 끊어가서 파는 사람들로 인해 휘손된 동굴을 봤을 경우이다. “정말 동굴을 훼손하는 사람은 너무 싫어요. 훼손된 동굴을 보면 얼마나 마음이 아픈데요”라고 말하는 대원들은 단순히 동굴을 조사하고 탐사하는 게 아니라 동굴을 사랑하고 아끼는 이들이었다.

동굴탐사, 힘들고 고된 만큼 자기 자신과의 한판 싸움이 되기도 하지만 함께한 대원들간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고, 삶의 자극이 될 수 있는 짜릿한 체험이다! 무엇보다 자연과 호흡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여정이다. “동굴의 매혹에 빠지고 싶은 사람은 동굴탐사회로~”

장보름 기자  bormpatra@hanam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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