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대학로 하면 막연히 이런 것이 떠오른다. 수많은 소극장, 거리의 화가들, 무명의 학생밴드들이 공연을 한다. 즐거워하는 사람들과 그 속의 대학생들.. 그러나 요즘의 대학로는 어떠한가. 이동통신 회사의 로고로 가득 찬 마로니에 공원, 줄어드는 소공연장과 대학로를 꽉 메우는 상점들. 이제 대학로는 대학생이 찾지 않는 공간이 되 버리는 걸까? 이런 상황에서 대학생이 살아있는 대학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움직임이 있다.

성균관대를 비롯한 대학로 주변의 6개 대학이 모여 ‘SUAF 2004 대학로 문화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이 행사는 오는 30일부터 나흘간 대학로 및 대학로 주변 공연장, 행사참여 대학에서 열린다. 설치, 예술 작품 전시는 물론이고 각 대학 예술분과 동아리들의 공연과 각종 퍼포먼스, 거리행위예술이 이어진다. 관객이 참여할 수 있도록 둘째날에는 요가강습을 비롯해 웰빙음식 먹기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

‘대학로 문화축제’는 처음에는 학교 측에서 주관했다. 하지만 이제는 학생의 대표인 총학생회에서 주도적으로 행사를 준비한다. 성균관대 총학생회 문화국장을 맡고 있는 김보성(사회학3)군은 “대학문화와 괴리된 대학로를 찾지않는 대학생들이 모일 계기를 만드는 거죠”라며 이번 문화축제의 의미를 전했다. 김미정(성균관대ㆍ사과계열1)양은 “대학로는 다시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살리기는 힘들 것 같지만 주요 집회나 시위는 꼭 대학로에서 열려요”라고 말했다. 이어 “대학로는 아직 성대 학생들에게 주는 상징적 의미가 커요”라며 뿌듯해했다.

지금 성균관대 총학생회에서는 학교와 주변 지역사회의 관계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내년 총학생회부터는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고 한다. 대학과 지역사회에 대한 학생의 활동이 활발해질 때 예전 대학로의 낭만이 넘치던 대학문화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진정한 대학로로 자리잡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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