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회 한국여성장애인대회를 가다

▲ © 김혜진 기자

9월 15일 늦은 2시. 휠체어를 탄 여성, 몸이 불편한 여성들이 하나 둘씩 올림픽 파크텔로 모여들었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3회째를 맞는 한국여성장애인대회에 참석하기 위함이었다. ‘내 삶의 주인은 나 - 당당한 자립생활’이라는 구호로 열린 이번 행사를 찾아 자립생활의 의미를 들어 보았다.       - 편집자 풀이 -


자립생활이란?

장애인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당사자가 자신의 생활을 스스로 선택하고 관리하며 지역사회에서 만족할 삶을 사는 것이다.

위의 적힌 것처럼 스스로 삶을 선택하며 살아가는 것,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는 이 당연한 사실이 그리 쉽지 않다. 밥을 먹고 옷을 입는 것조차 중증장애인은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 중증장애인 김상희(장애여성공감) 간사는 “머리 모양을 바꾸는 일 조차 가족들의 시간에 맞췄으며 가족행사에서는 가족들의 부끄러운 존재로 여겨졌다”며 자립생활을 하기 전 주체적으로 살 수 없던 지난날을 전한다.

▲ © 김혜진 기자
왜 힘들게 자립생활을 하려고 할까? 그것은 더 이상 삶의 객체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의지이다. 자립생활은 장애인 당사자의 주도적이고 역량 있는 삶을 사는 것이며 자신의 권리와 존엄을 위한 것이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아래 여장연) 사무국장 조옥씨는 “장애인들이 부모나 형제에게 의존하는 것을 벗어나 이제는 자기 선택에 의해 생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하며 “이를 위해 장애로 인해 받아야할 모든 지원 서비스를 가족한테만 떠넘기는 식의 우리나라 복지시스템을 정책적인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김상희 간사처럼 중증장애인이 자립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안전한 주거공간과 활동보조인, 생활비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적 지원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자립생활센터가 활동보조서비스와 주택서비스를 도와주고 있지만 이 역시도 자립생활을 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김상희 간사는 자신의 활동보조인이 “장애인이니 착하기라도 해야지” 등 어이없는 말들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활동보조인의 교육조차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또한 외출을 한 번 하려고 해도 사람들의 시선은 자립생활을 두렵게 만든다. 임환덕(충북여성장애인연대) 사무국장은 “왜 불편하게 나오냐는 식의 따가운 시선에 장애인들이 외출하기를 두려워 한다”며 “장애문제에 대한 사회적 편견 시정과 제도적 지원은 자립생활을 앞당길 수 있다”고 전한다.

자립생활에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인 의식을 기르는 일이다. 22년을 건강하게 살다가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김영순씨는 “오랜 방황의 시간 속에서 나의 주체적인 삶은 없었다”고 회상하며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주어진 삶을 포기하지 않기로 결심하고 독립을 선언하게 되었다”고 한다.

자립생활은 내 삶의 당당한 주인이 되는 것이다. 그녀의 말처럼 사회와 부딪히며 살아갈 힘을 가지고 삶의 당당한 주인이 되어보자.

▲ © 김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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