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03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막을 내렸다. 남한의 새로운 보수세력들과 일부 언론의 질타를 받으며 성사된 유니버시아드 대회. 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대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는 다른 어느 때 보다도 더욱 의미 있는 대회였다. ‘위험한 상황’에서 열렸기 때문이다. 전 세계를 긴장시킬 만큼의 전쟁위기에 놓여있는 한반도에서 남과 북이 ‘스포츠’라는 건전하고도 평화적인 행사를 함께 했다는 것, 그리고 그와 함께 남북이 하나가 되어 같이 안타까워하고 같이 열광하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리고 이것은 미래의 통일을 준비하고 통일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일부 언론들은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남북평화의 장으로서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때그때 불거졌던 자극적인 충돌이나, 북한의 이질적인 요소들을 더욱 부각시켜 하나의 재미거리를 만드는데 더 흥미를 가지는 듯 했다. 북한기자가 대북 시위단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는 것이나, 이북 응원단과 선수단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인쇄된 현수막이 비에 젖자 눈물을 흘리며 걷어갔다는 것 등을 확대 보도하며 독자로 하여금 이질감을 느끼게 했던 것이 그것이다.

물론 북한의 선수단과 응원단들의 반응들이 생소하고 이해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때문에 그들의 그러한 모습이 더욱 크게 다가오고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이것은 북한 사회의 특수성 그리고 서로에 대한 접근을 완전 차단했던 정책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북한 사람들은 처음 남한 사람들의 노랗고 빨간 머리카락을 보고는 ‘외국 사람인 줄 알았다’라며 정색을 했다고 한다. 서로의 문화도 서로의 사상도, 서로를 알고 서로를 느껴봐야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 사회를 이해하는 것을 인위적으로 금기시해 온 사회의 대중들이 잘 알지못하는 그 사회를 비난만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아직은 서로 알 수 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는 그들과 우리다. 부정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서로지만 서로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시대가 올 때까지 판단을 보류하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한 민족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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