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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기터널을 뚫고 여성주의 발견하다■ 페미니즘 문화제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현장을 찾아
송희승 기자 | 승인 2004.10.11 00:00

▲ © 김봉현 기자

“대학생이 주체가 되어 학내에서 여성주의를 말하는 건 자연스러운 거죠.” 전제우(정통대·인미2)군의 말처럼 이렇게 자연스러운 페미니즘 문화제가 우리대학에서는 처음으로 총여학생회 주최로 학내 곳곳에서 열렸다. 행사는 ‘여우(女友)야, 여우야 뭐하니?’라는 이름으로 문화제를 통해 여성연대의 중요성과 여성의 성(性)을 톡톡 튀는 발상으로 이야기했다. 햇볕 좋은 가을날 열린 페미니즘 문화제. 그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청심대 나무에 걸려있는 알록달록한 천들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이 곳은 ‘금기터널’. 터널에 들어서면 립스틱이 걸려 있는 큰 거울이 있다. 아침마다 붉은 립스틱을 바르며 여학우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거울에는 여학우들의 생각이 붉은 립스틱으로 가득 적혀있다.

뒤를 돌아보면 여성의 건강에 나쁜 철심을 뺀 브래지어가 나무에 걸려있고 그 옆에는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관념을 깨자는 내용의 대자보, 그리고 뭔지 알 수 없는 사진이 붙어있다. 이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각기 다른 모양의 여성의 질이다. 여성의 몸을 숨기라고 강요해온 사회는 여성 스스로도 자신의 생식기 모양을 모르게 만들었다. 새삼 ‘내 몸을 사랑하자’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금기터널을 지나가는 많은 학우들은 무척 신기한 것을 보는 듯 놀란 표정이었다. 김형선(문과대·인문학부1)양은 “생소해서 좀 놀랐지만 문화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멋지게 ‘그래피티’ 되어있는 캐비닛에는 ‘열어봐’라고 적혀있다. 안에는 대체 뭐가 들어있을까? 동성애, 트랜스젠더, 호모나 게이, 레즈비언 등 평소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정의와 상징이 적혀있다. 이들은 항상 갇혀있었기 때문에 타인의 ‘열어봄’이 절실했으리라.

이번 페미니즘 문화제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은 ‘금기터널’ 출구 쪽에 자리 잡은 여성자위기구 설명회(?)이다. 김승은(경영대·경영정보3) 총여학생회장이 설명을 담당하고 있었다. 립스틱 모양부터 꼭 도깨비방망이처럼 생긴 커다란 것까지 가지각색의 ‘바이브레이터’들이 있었다. 회장의 유머러스한 설명을 듣는 학우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런 것도 있구나’하며 신기해했다. 윤동진(축산대·동생부1)군은 “금기시하던 것을 이렇게 드러내는 것은 좋아요. 다만 지나치지 않게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죠”라고 말했다.

7일 늦은 6시, 새천년관 앞 원형무대 공연을 마지막으로 이틀 동안 장한벌을 떠들썩하게 한 페미니즘 문화제는 막을 내렸다. 김승은 총여학생회장은 “행사기간 내내 많은 학우들이 참여해주고 응원해줬어요. 장한벌만의 여성주의가 뿌리내릴 계기가 된 것 같아요”라며 행사를 평가했다.

이번 페미니즘 문화제는 학내에서 ‘여성’이란 주제에 대해 학우들이 마음껏 이야기하고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학우들에게 후한 점수를 받았다. 앞으로도 장한벌만의 여성주의를 위해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길 기대해본다.

송희승 기자  payaso0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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