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에서 오로지 여자만 들어갈 수 있는 장소가 두 곳 있다. 여자 화장실과 바로 이곳! 남자 학우는 물론 남자 교수님도, 남자 총장님도 절대 못 들어가는 곳! 이 곳은 바로 여학생 휴게실(아래 여휴)이다. 여 학우 이외에는 누구도 들어갈 수 없는 베일에 싸인 이곳. 도대체 여휴는 어떤 곳?

생명환경과학대 2층 왼쪽 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여휴. 넓은 공간은 아니지만 여학우를 위한 2층 침대와 작은 화장대가 있는 여성만을 위한 공간이다. 조용하던 여휴에 한 여학우 등장. 천근만근 된듯 지친 몸을 이끌고 침대에 털썩 눕는 그녀, 혹시 어디 아픈 걸까? 몸을 웅크린 채로 배를 문지른다.

“생리를 시작할 때부터 생리통이 있다”는 이양(익명 요구)은 “한 달에 한번씩 고문 당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얘기를 나누는 내내 배를 문지르는 그녀. 세상의 반인 모든 여성의 아픔이지만 그 아픔은 오직 여자들끼리만의 비밀이다. 자기 방 침대에 누워있는 듯 편히 누워있는 이양. 여전히 아픈 배를 문지르고 있지만 얼굴은 한층 나아진 모습이다. 몸에 좋지 않은 진통제 알약보다 따뜻한 이불과 침대가 그녀에겐 더욱 특효약.

이제 공학관 2층으로 가보자. 공학관 A동 왼편 가장자리에 위치한 여휴. 문을 열고 들어서자 두 명의 여학우가 담소를 나누고 있고, 침대에는 여학우 한 명이 곤히 자고 있다. 푹신한 의자에 몸을 깊숙히 묻고 대화를 나누는 두 여학우. 누가 들어오든 굳이 의식할 필요 없다. 어차피 같은 여자끼리인데 뭘.

오늘 처음 여휴를 찾은 노선영(공과대·섬유공4)양. “여휴를 몰랐을 땐 고전음악 감상실을 이용했다”고 한다. “그 곳에서 쉬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는 그녀는 “타이트한 옷이나 치마를 입었을 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의식된다”고 말한다. 설사 바지를 입었다 하더라도 과방이나 벤치 같은 곳에 남자가 누워있는 것보다 여자가 누워있는 것을 보는 시선이 더 차가운 게 현실이라고. 앞으로 여휴를 자주 찾게 될 것 같다는 노양. 여휴의 존재를 모르는 학우들이 많은데 홍보가 좀 더 잘 됐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여학우들이 내방처럼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되어 주는 곳. ‘여학생 휴게실’. 드넓은 장한벌에서 단 네 곳밖에 없다는 게 조금은 아쉽다.

■단과대 여휴 2% 부족해

공과대 추워요. 온풍기 작동법 알려주세요. 담요도 필요해요.

생환대 수면실과 휴게실이 분리 되어 있지 않아요. 분리해 줄 수 있는 커텐을 달아주면 좋을 듯. 냉장고 속 음료는 언제 넣어둔 것인지 칠판에 표시하는 운동을 펼쳐요.

축산대 곰팡이 냄새와 먼지 냄새가 기분 나빠요. 습기 제거제를 놓아두면 좋을 듯. 다른 여휴와 달리 침대와 담요가 없는데 꼭 구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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