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기용(정치대·행정 04졸) 선배를 만나

우리대학은 오는 15일까지 취업주간으로 취업에 관심 있는 많은 학우들이 한창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장애학우들에 대한 관심 부족 때문에 취업을 앞둔 장애학우들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속상해하고 있다. 학교의 역할은 단지 장애학우들의 입학만 허가하면 끝나는 걸까?

▲ © 송희승 기자

현재 상일동 주몽학교에서 보조교사로 일하는 유기용(정치대ㆍ행정04졸) 선배와 점심을 같이 하며 장애학우 취업에 대한 선배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보았다. 선배는 “똑같은 등록금을 내고 학교를 다니는데 취업에 있어서 다른 학우들과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니 속상하죠”라고 말했다. 그래도 청년실업이 굉장한데 취업을 축하한다는 기자의 말에 선배는 “그래도 비정규직인걸요”라며 씁쓸히 웃었다.

지금 우리대학에는 장애학우들이 수업, 취업에 대한 정보를 문의할 수 있는 곳이 전무한 상태다. 선배가 재학할 당시, 총학생회 선거 때 각 단위 요구안을 받았었다. 유일하게 장애학우 활동을 하는 ‘가날지기’에서는 기본적인 수강신청부터 취업정보까지 일률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장애인 특별센터’를 학교 측에 만들어달라는 요구안을 보냈다. 그러나 당시 학교 측에서는 ‘인력부족’을 이유로 요구를 거절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장애학우의 취업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 선배는 “장애인의무고용제를 시행하는 기업이 점차 많아지는 추세여서 학교에서는 이러한 기업을 찾아 취업주간을 이용해 장애학우에게 정보를 알려줄 수도 있어요”라며 추천했다. 또 구마다 열리는 ‘장애인 구인구직의 만남’이라는 행사를 학교와 연계해 장애학우에게 소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한편 장애인의무고용제는 중증장애인의 취업을 위해 만든 제도이다. 그러나 중증장애인을 고용해 부차적으로 드는 비용보다 벌금이 적기 때문에 이를 악용해 시행하지 않거나, 경증장애인을 고용하는 기업도 종종 있다. 선배는 “장애 정도를 고려하여 벌금을 올리는 등 제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어요”라고 강조했다. “대학이 기업화된지는 오래지만 아직은 상아탑이라는 대학에서부터 자발적으로 시행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학우들의 인식변화가 우선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기자의 말에 선배는 “제도가 강화되어야 비장애인들의 인식도 자연스럽게 변하게 될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오체불만족」의 저자 오토다케씨의 말을 해주었다. ‘장애를 보는 것도 습관’이라고. 실제로 불과 6,7년 전만해도 장애인은 세상으로 나올 수 없었다. 하지만 외형적으로나마 장애인을 위하는 시설이 생기면서 밖으로 나왔고 비장애인들이 그들을 자주 보면서 이제는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선배를 제외하고 선배의 동기들이나 가까운 선후배들 모두 취업을 못한 상태라고 한다. “대부분 자격증, 컴퓨터 공부를 하죠. 대학원에 진학한 친구도 있는데 다들 무척 힘들어해요...”라며 말끝을 흐렸다. 마지막으로 선배는 웃으며 말했다. “우리 모두 함께 사는 구성원이에요.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갖고 배려하는 것이 조금 더 참다운 삶을 만드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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