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양성 불평등의 모순에서 여학생 자신의 인식을 전환하고, 복지 개선을 주도하는 고리가 바로 총여학생회(아래 총여)이다. 여성의 권리를 되찾는 데에는 여학생들의 경험을 모아내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에서 총여의 존재 기반과 역할이 규정된다. 우리대학에서는 2000년도를 끝으로 더 이상 총여학생회가 꾸려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근본적으로 학생들의 관심이 부족하다. 가령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당했을 경우,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그것을 개인의 문제로만 생각하고 감내하는 데 그치고 적극적인 해결을 꺼린다. 그러다 보니 여학생들의 움직임을 이끌어 낼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총여의 역할과 그 활동이 미비해졌다. 이는 다시 여학생들의 총여에 대한 무관심을 야기시켜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는 오늘날, 이미 타대학에서는 반성폭력 학칙 개정 운동과 여성관련 기획강좌 등 여성인권 향상의 흐름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아래 이대)의 경우 2001년 11월부터 성희롱 상담실을 개설하여 성희롱 및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고 이러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권수현(이대·성희롱 상담연구원)씨는 “「性(성)」이라는 글자 때문인지 학생들이 상담실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어서 실생활에 다가가 편하게 오고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그 예로 성폭력 강좌와 예방 캠폐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직접 생리주기팔찌를 만들어보는 기회를 제공하고 위험에 대비한 호루라기를 배포하였는데 학생들의 호응이 좋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대학에서도 지난 2001년 성폭력 예방 학칙이 제정되었다. 하지만 학칙만 제정되었을 뿐 학내 성희롱 예방이나 해결에 있어서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실정이며 학칙에 있어서도 홍보가 부족하여 모르는 학생들이 태반이다. 따라서 피해를 입은 학생들은 마땅히 하소연할 곳도, 도움을 구할 곳도 몰라 헤매고 있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총여가 있다면 피해학생에게 힘을 실어 주고 장한벌의 여성인권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는 여성문제를 개인만의 문제로 국한하기 보다는 우리대학의 전체의 문제인 동시에 각종 사회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 인식하고, 장한벌에서 모든 여성들과 남성들의 성정체성 회복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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