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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인 90.5%, 성역할 강요받아
김성심 기자 | 승인 2003.09.01 00:00

오는 6일, ‘百女百色’의 주제로 제5회 월경페스티벌이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다. 월경은 생리적으로 당연한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관습적으로 금기의 대상이 되어왔다. 이러한 사회적 관습때문에 정작 여성들은 스스로의 몸을 존중하지도, 자기 몸으로 부터 자유롭지도 못했다. 즉, 누구나 똑같은 권리를 갖고 태어난 인간이지만 남녀는 서로 다른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남녀 간의 차이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생물학적 결정론 VS 환경 결정론

우리는 흔히 성기의 유무로 남성과 여성을 구분 짓는다. 하지만 성기의 유무보다 성기의 생김새의 차이라고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차이가 많은 차별을 내포하는 것은 아니다. 생물학적인 차이를 차별로 재생산하는 교육과 환경이 문제이다. 이러한 남성과 여성간의 다름의 문제가 이론적으로 제기된 것은, 생물학적 결정론과 환경 결정론의 논의를 통해서이다.

1960년대 이후 여성 해방적 관점이 다양한 학문분야에 도입되면서, 생물학적 성(sex)과 사회적 성(gender)의 개념, 성역할 개념 등이 발전한다. 이를 기반으로 성정체성에 대한 분석은 인간의 해부학적 신체와 사회 환경의 중요성을 논하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먼저 생물학적 결정론은, 남성과 여성의 신체구조의 차이에 의해 성차별이 발생하였고 구조화되었다고 본다. 이에 반해 환경 결정론적 입장은, 여성의 신체가 생물학적으로 주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가부장제가 남성과 여성을 창조했다고 전제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여성과 남성이라는 범주를 성차별적인 사회가 두 개의 극단적 입장의 성이 있다는 믿음으로 구조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두 개의 입장, 즉 생물학적 영향과 사회·문화적 영향, 이 두 이론의 주장을 절충하는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추세이다.

■여성차별의 등장배경

우리가 흔히 말하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기득권은 남성이 가지고 있다. 특히 정책입안의 기득권자가 대부분 남성이라는 사실은 이러한 사회의 존속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타국가의 여성의원 비율을 살펴보면 노르웨이의 경우 36.4%, 미국은 13.8%인데 비해 우리는 5.9%에 불과하다. 고위직 여성 비율도 우리가 5%로 미국의 45%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수치이다. 한 가정의 딸이나 아들로 태어나 소중하게 보살핌을 받으며 똑같은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회에, 경제전선에 나서기만 하면 이렇게 여성은 갑자기 보잘 것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일까? 이런 차별이 등장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자.

원시사회는 모계사회에 가깝다. 하지만 여성은 출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집안일에 전념하게 되었고, 상대적으로 남성은 채집이나 수렵 등을 위해 밖으로 나가게 되었다. 마르크스주의 여성해방론에서는 이것을 생물학적 차이에서 비롯된 사회 최초의 성별분업이라고 본다. 이러한 분업의 역할은 확대·강화되어 산업사회가 되면서 남성이 여성에 대한 지배권을 소유하게 되었다. 특히 사유재산이 권력과 동일시되면서 사회·경제적 활동이 강화되었고 남성이 맡은 경제활동은 그 중요성을 더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성의 가사노동이 화폐로 환산되지 않았을 뿐이지, 노동력을 싸게하고 노동인구 생산에 기여하였다는 측면에서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동등하게 평가해야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겠다.

■일상을 통해 본 성역할 사회화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계속하여 무언가를 배우고 이런 배움을 바탕으로 자신을 어떤 모습으로 만들어 간다. 사람의 이런 자기되기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한 사회 속에서 남녀별로 적절하다고 규정하는 행위와 태도를 학습해 나가는 과정, 즉 성역활 사회화 과정이다. 오른쪽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의 평균 90.5%가 지금까지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모습을 만들기보다 자신의 생물학적 성에 따른 성역할을 사회적으로 강요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경우 착한 여자, 맏딸, 신데렐라, 외모, 성, 그리고 슈퍼우먼 콤플렉스를 들 수 있다. 이는 여성이 순종적이고 자기희생적이며 지적 능력보다는 외모를 중요시하고, 자신의 능력개발보다는 좋은 배우자 선택에 더 치중하고 직업을 갖더라도 여전히 가정일도 잘 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반해 남성의 경우 허세, 가장, 능력, 크기, 카사노바, 마더, 온달 콤플렉스를 들 수 있다. 이 역시 남성의 왜곡된 모습을 지적한 것으로 특히 남성이 겉으로는 권위의식 및 여성에 대한 성적 소유욕으로 자신을 무장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허약하여 어머니에게 의존하거나 정서적으로 자립적이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이와 같은 모습은 생물학적 특성에 기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가부장 문화의 산물이 아닐까. 자문위원 - 이인숙 교수(이화여대 성희롱 상담실)

김성심 기자  dreams28@hanmi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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