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 선거가 불과 2~3일 앞으로 다가왔다. 1만 3천 학우의 목소리를 대변할 일꾼을 뽑는 선거이기에 <새로고침>과 <좋은친구> 중 어느 선본에 한 표를 선사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학우들의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고자 관례적으로 총학 선거 기간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중선관위)의 주관 아래 선본들의 합동유세와 정책공청회가 이뤄졌다. 선본의 막연한 이미지와 전단지에 몇 줄 나와 있는 공약으로는 판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어쩐 일인지 선본들의 합동유세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지난 17일로 예정된 건대 언론사 주최의 정책공청회마저 무산됐다.

공청회 준비 과정에서 느낀 중선관위와 각 선본의 불성실한 태도 그리고 언론사와 중선관위 사이의 오해가 ‘공청회 무산’이라는 감정적 대립을 낳았기 때문이다. 공청회를 준비하며 느낀 실망스러운 부분을 중선관위에 지적하자 중선관위는 “선본에서 별로 의지가 없어 보이는데 그 부분까지 우리가 책임져야 하나”라며 “중선관위는 각 선본이 서로 헐뜯지 않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게끔 독려하는 역할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중선관위의 역할은 학우들이 각 선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정책들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함으로써 좀 더 수준 높은 선거분위기를 마련해가는 것이다. 이러한 선본들의 의지가 없다면 중선관위에서 압박을 가해야 하는 것 아닌가. 더구나 중선관위 위원장은 올 한해 총학생회를 이끌어 나간 총학생회장이기 때문에 그 실망감도 컸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언론사의 책임도 크다. 공청회를 불과 1시간 앞두고 논쟁을 벌이다 공청회 무산을 일방적으로 중선관위에 통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15분 후 다시 공청회를 하겠다고 말했지만 중선관위는 “번복은 없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두 선본장이 합의한다면 공청회를 하라”고 했다. 이에 두 선본장을 설득하려 했지만 <좋은친구> 선본은 ‘공청회 취소’ 소식을 접하고 다른 일정을 잡았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 결국 공청회는 무산됐다.

중선관위의 도움 없이 언론사 인원을 동원하여 학관 로비에 준비한 음향시설과 테이블, 의자 등을 바라보며 씁쓸한 기분을 삭일 수 없었다. 감정에 치우쳐 옹졸한 결정을 해 버린 순간을 후회했지만 결국 공청회는 불발됐고, 학우들은 선본의 정책을 직접 비교하며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했다.

지금 필자는 선거 운동이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는 불안감과 더불어 거기에 일조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학우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그리고 두 선본에는 ‘이미지’가 아닌 ‘정책’으로 학우들에게 호소하라고 감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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