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족 유학생 축산대 전효천군을 만나

봄의 기운이 서서히 풍겨져 오는 청심대 벤치에서 우리대학 축산대 동물생산ㆍ환경학과에 재학 중인 4학년 외국인 학생 전효천군을 만나보았다. 환한 미소로 인사를 받아주는 그는 조선족 출신으로 2002년에 입학했다고 한다. 그에게서 외국인 학생들의 여러 가지 애로사항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02학번이라고 하셨는데 처음 입학하셨을 당시 외국인 학생들 숫자는 얼마나 됐나요?

그 당시에는 전체 외국인 학생이 10명 남짓 했어요. 지금에 비하면 적은 숫자죠. 현재는 우리대학에 입학하는 외국인 학생이 점차적으로 늘어가는 추세죠.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면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참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비자문제와 학사 관련 설명을 들을만한 곳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크죠. 특히 외국인 학생이 한국에서 공부하기 위해선 외국인 유학생비자(D2)가 필요한데, 처음 들어올 당시엔 관광비자(C3)가 주어지고 6개월 이상의 체류기간이 없으면 외국인 유학생비자가 주어지지 않아요.

△비자문제에는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관광비자의 경우 3개월마다 연장신청을 해야 하고 연장에 필요한 학교의 증명서와 신원보증대리인도 필요해요. 하지만 아는 사람도 없는데 보증인을 세우기는 어렵죠. 대신 통장에 300만원이상의 돈이 입금되어 있으면 비자연장을 받을 수 있는 방법도 있어요.

그러나 이만큼의 돈을 구하기는 어려운 실정이죠. 뿐만 아니라 앞의 방법으로 비자발급을 받으려 해도, 학교와 출입국관리소의 까다로운 절차와 제도 때문에 거의 다투다 싶을 정도로 상담을 해야 하죠. 그래서 비자신청 할 때는 한나절 내내 시간을 투자해야 돼요.

△그럼 외국인 학생들이 모두 이런 절차를 거쳐서 학교를 다니고 있나요?

한국에서 공부하려면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죠. 하지만 이런 발급문제와 의사소통문제를 해결하고 공부까지 하려면 머리가 터질 지경이죠. 결국 그래서 자퇴하는 경우도 많아요.

△외국인 학생에 대한 학교의 배려는 어느 정도인가요?

외국인 학생에 대한 학교의 배려는 찾아보기 힘들어요. 외국인 학생은 등록금과 생활비 때문에 부담을 덜어보려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자리 구하기도 어렵고, 공부는 해야 하고, 결국 시간도 없어 친구 만들기도 어려워 혼자가 되기 십상이죠. 외국인 학생들이 피해를 본다면 학교 입장에서도 손해일 것이란 생각이 들어요. 아무래도 전반적인 외국인 학생 관리문제가 시급한 상황이에요.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한국인 학생과의 교류는 어느 정도인가요?

타국에서 생활하는데 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는 없죠. 하지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만날 시간이 없어요. 외국인 학생들 중에는 한국인 학생들과 이야기하고, 친구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많아요. 또 친구가 되면 한국사회에 적응하기도 쉬울 거라 생각돼요. 앞으로 많은 교류가 필요한 시점이죠.

△한국인 학생들과 교류의 기회가 적다고 하셨는데, 그럼 혹시 외국인 학생들의 모임은 있나요?

외국인 학생 중에는 중국인 학생들이 대다수입니다. 한번 정식 모임을 만들려 했었죠. 그래서 동아리 관련 자치기구를 찾아갔지만, 공간도 부족하고 절차도 복잡하더군요. 결국 계획은 흐지부지 돼버리고 말았죠.

△마지막으로 학교나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은?

제일 서러운 때가 병 걸리고 돈 없고 그래서 강의 빠지고 공부 못할 때에요. 학교에선 무작정 외국인 학생들을 받아들이기에 급급하지 말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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