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급, 의료보험 혜택, 제도적 지원 미비로 어려움

혹시 교내에서 서툰 발음으로 길을 물어보는 외국인학생들을 만난 적이 있는가? 현재 우리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학생은 교환학생으로 오는 경우와 외국인 입학전형을 통해 정식 학부생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만나는 외국인 학생은 후자에 속하는 학생들이다.

이들 외국인 학생은 자신이 속한 단과대에서 다른 한국인 학생들처럼 생활하고 있다.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때마다 찾아오는 비자발급 문제와 말이 통하지 않아 겪는 여러 가지 불편함 뿐(?)이다. 그렇다. 이들은 제대로 된 학교생활을 하는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외국인 학생은 처음 입학 후 대부분이 약 1년가량 ‘언어 교육원(아래 언원)’에서 한국어 과정을 수료한다. 또 1급 ~ 6급까지의 한국어 과정을 수료한 다음 전공에 진입해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언원 고복수 선생은 “적어도 4급 이상의 수료과정이 없으면 전공수업을 알아들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제의 시작은 기반 과정을 수료하고 전공에 진입한 후부터다. 고 선생은 “외국인 학생들의 경우 재학증명서 떼는 것 하나도 어려워 한다”며 “현재는 일단 언원에서 도움을 주고 있지만 그것조차 모르고 고생하는 학생이 많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밖에도 여러 문제가 있지만 그중 제일 어려운 문제는 ‘병에 걸리거나 몸이 아플 때’라고 한다. 외국인 학생들은 특히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학생이 의료보험을 받기 위해선 입국 때부터 매달 3만원 정도의 돈을 지불해야 혜택이 주어지지만, 이 또한 경제적 부담이 커서 포기한다고 한다.

고복수 선생은 “한번은 한 학생이 많이 아파서 건대병원에 입원시킨 적도 있다”며 “다행히 언원의 도움으로 의료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렇게 방치되어 있는거나 마찬가지인 외국인 학생은 전공에 진입해 있는 학생만 약 100여명 정도라 한다. 허나 언원은 진입학생 외에도 한국어 과정을 수료중인 학생까지 돌보고 있는 실정이라 그 어려움이 상당하다고 한다.

더욱이 대학본부의 제도적 지원도 부족한 상황이다. 외국인 학생들의 대부분이 아시아 국적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관련부서의 홈페이지는 한글만을 지원하고, 외국인 학생들을 전담하는 부서도 없는 상황이다.

재학 중인 조선족 출신 전효천(축산대ㆍ동물생산4) 학우는 “처음 학교에 들어온 외국인 학생은 어려운 점이 있더라도 어디 한군데 물어볼 곳이 없다”며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토해냈다.

따라서 이런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바로 ‘도우미제도’다. 도우미 제도는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인 재학생을 붙여 여러 가지 도움을 받게 하고, 해당 한국인 학생도 외국어는 물론 다른 나라의 문화도 체험할 수 있는 제도다.

이미 일부 대학에서는 이 제도를 실행중이며 도움을 주는 학생에게는 사회봉사학점을 인정해 준다고 한다. 고선생은 “현재 대학본부에 이 제도의 계획안을 제출한 상태”라며 “하루 빨리 제도가 채택되어 활성화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물론 제도적 부분의 지원만 있다고 해서 외국인 학생들의 어려움이 사라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외국인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은 한국인 학우들의 관심과 배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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