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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예술분과 동아리 ‘건대극장’‘내’가 ‘나’를 찾아가는 그곳, 건대극장
최승섭 기자 | 승인 2003.09.22 00:00

늦은 저녁 학생회관 별관 동아리 방에서 가족끼리 고스톱 판이 벌어졌다. “할머니 광 팔어.” “요년이 할머니한테 못하는 말이 없어.” 순간 주위에서 폭소가 터진다. “났어, 났어. 아빠 4개, 오빠 5개. 빨리해.” 그렇다. 이 판은 팔굽혀 펴기를 걸고 하는 고스톱 판이었던 것이다.

“저것도 딸래미라고. 여보 힘쓰지마.” 옆에서 엄마가 걱정하는 말을 한다. 또 다시 폭소. 마지막 딸의 한마디 “난 쌍피먹고 쓸할 때 행복을 느껴. 이게 바로 진짜 행복아니겠어요~” 장내는 뒤집어진다.

이게 무슨 얘기냐구? 지난 29일 건대극장에서 신입생 2학기 오디션에 했던 2부 단체극의 한 장면이다. ‘행복’을 소재로 주고 두 팀으로 나눠 15분의 연습시간을 준 후 즉석 연기를 시킨 것.

다른 장면. 심사위원이 지원한 신입생에게, 앞에 앉아 있는 손님을 유혹하는 댄서 연기를 시켰다. 음악이 나오고 여학생의 춤이 시작되자 장내에 탄성이 울려퍼진다. “오~”, 손님 역을 맡은 건대극장 신규화(경영대·경영2) 회장은 정신을 못차리는 듯(!) 하다.

▲ © 심상인 기자

 건대극장. 우리대학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동아리다. 영화에 밀려 예전의 명성을 많이 잃은 연극이지만 아직도 그들은 연극에 대한 열정으로 충만해 있었다. 1965년에 설립된 만들어진 건대극장은 그동안 여러 차례의 공연과 수상으로 대학 연극동아리 중에서도 꽤 유명하다. 2년 연속 전국대학연극대회와 일본국제연극대회에서 우승한 적도 있다. “89년, 그때가 건대극장의 황금기였죠.” 한상권(상경대·국제무역3)군의 말처럼 그때 활약했던 선배들은 대부분 연극계에서 일한다고 한다.

건대극장은 일년에 3~4회의 공연을 한다. 건대극장 혼자 할 때도 있지만 세종대나 한국외대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출연자는 어떻게 정할까? “출연자는 작품이 정해지면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팀을 짜요. 그리고 그 안에서 다시 오디션으로 배역을 정하죠.” 배역 때문에 서로 의가 상한 일이 없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자기가 하고 싶은 배역 하지 못하면 속상하다”며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거니까 티는 많이 내지 않아요”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현재 건대극장은 힘든 시기다. 제2학생회관의 7평짜리 방 한 칸을 배정받았기 때문. “여기에 투자한 장비만도 5,000만원이상입니다. 지금 완전히 쫓겨나는 기분이예요.” 그들은 “대학이 동아리의 특성을 좀더 반영해 주었으며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내’가 ‘나’를 찾아가는 그곳! 건대극장. 요즘은 분명 건대극장과 연극계 전반이 모두 힘든 시기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으로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또 한번의 황금기가 펼쳐지기를 바란다.

최승섭 기자  grandno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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