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 병원화 운동 펼치고 있는 방지거 병원을 찾아

WTO는 무역장벽을 낮추는 것 이외에 공공부문을 민영화하는 것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소유였던 병원이 폐업되자, 이를 지역주민과 노조가 힘을 합쳐 공공병원화하려는 움직임을 벌이고 있는 병원이 있다. 바로 작년 겨울, 사장의 고의적 부도와 상습 체불로 심각한 노사갈등을 겪던 방지거 병원이다.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방지거 병원을 찾아갔다.                          - 편집자 풀이 -

오랜만에 찾은 방지거 병원은 차디찬 바닥에서 노조원들이 투쟁하던 작년 겨울과 같이 한산했다. 한 해가 바뀌고 겨울을 앞둔 가을이 찾아 왔는데도 여전히 환자 하나 없는 병원이 익숙해 진 것이 안타깝다.

그러나 이제 곧 있으면 방지거 병원의 기나긴 잠도 끝이 난다. 오는 27일이 되면 방지거 병원을 공공병원화하기 위한 ‘방지거병원 공공병원화 시민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가 발족하기 때문이다. 대책위에는 수십개의 주민·노동·사회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시의원 두 명과 국회의원도 자문단에 참여하고 있다.

어두운 병원 로비에서 작년에 만났던 한혜정(방지거 병원 노조 문화부장)씨를 만났다. “최근 한겨레신문에 방지거병원 공공병원화에 관한 광고 실린 것을 봤냐”며 웃는 한씨는 “공공병원화하는 데 찬성하는 서명도 6천명이나 받았다”고 한다. “이제 4천명의 서명을 더 받으면 서울시에서도 알아줄 것”이라고.

공공병원의 서비스 질에 대해 서울대학교 의료관리학교실 김용익 교수는 “개인소유의 병원보다 과잉진료가 없을 것이기 때문에 주민들에게는 더욱 좋은 병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방지거 병원이 공공병원화 되면 저렴한 가격에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방지거 병원의 공공화를 위해 활동하고 있는 고규환(정치대·부동산2)군도 이와같이 전망하고 있다.

“뭐, 정부가 하면 믿을 만 하니까 좋겠지”라며 “허허” 웃는 구멍가게 아저씨(64). 너그러이 웃는 아저씨처럼 환자들이 환하게 웃으며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공공병원으로 방지거병원이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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