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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앤 마인드(hearts and minds), 피터 데이비스 감독, 1974년 작, 112분

포스터만 봐도 꽤 오래전의 영화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 포스터처럼 깔끔하지도 세련되지도 않다. 영화 역시 그렇게 썩 깔끔하거나 세련되지 못하다. 하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은 포스터에 가득 차 있는 아이의 얼굴처럼 사실적이고 슬프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영화답게 ‘베트남 전쟁’이라는 소재를 매우 사실적으로 다루고 있다. 베트남전을 일으킨 미국 지배자들의 위선과 베트남전에 참전한 미군들의 생생한 증언, 삶의 터전과 가족을 잃고 절망하는 베트남인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포스터를 가득 메우고 있는 저 아이는 네이팜탄 공격으로 온 몸에 화상을 입었다. 네이팜탄은 알루미늄 ·비누 ·팜유(油) ·휘발유 등을 섞어 만든 네이팜을 연료로 하는 유지소이탄(油脂燒夷彈)으로 3,000℃의 열을 내면서 반지름 30m 이내를 불바다로 만들고, 사람을 타 죽게 하거나 질식하여 죽게 한다. 베트남 전쟁 당시 많은 사람들이 네이팜으로 목숨을 잃거나 온 몸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고 한다.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이 사진 역시 네이팜 공격으로 온 몸에 심한 화상을 입은 여자아이가 물을 구하러 달려가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 © 네이버
<하트 앤 마인드>에는 이 사진 속의 장면이 실제 영상으로 나타난다. 발가벗은 여자아이가 수통을 들고 있는 미군에게 달려가 물을 얻어 끼얹고, 그 뒤를 이어 한 아이의 엄마가 온 몸에 화상을 입어 검게 탄, 포스터 속의 아이를 안고 울먹이며 어디론가 달려간다.

많은 영화에서 전쟁의 잔혹함과 그 참상을 보여줄 때 어린 아이들의 피해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하트 앤 마인드>에 나타나는 이 장면은 가장 사실적이고 가장 참혹하다.

어쩌면 <하트 앤 마인드>가 <태극기 휘날리며>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보다 전쟁의 잔혹함을 꾸밈없이,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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