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보조교사로 일했던 일주일, 처음엔 단지 수업의 일부로 신청한 사회봉사였지만, 어느 때 보다 뜻 깊었던 일주일이었다. 2학년 2학기 수강과목에 있는 ‘수학과사회봉사’과목 수강을 위해 작년 겨울처럼 사회봉사를 신청했다. 작년 겨울에 했었던 ‘수학 체험전’은 생각했던 것 보다 주제를 선정하고 제작 과정도 순조롭지 못했고 결과도 만족스럽지 않아서 사회봉사로서 그 다지 뿌듯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여름방학에 하게 된 사회봉사는 ‘대학생 보조교사제’ 시행과 더불어 행해진다고 하여 나름으로 새로운 느낌을 갖고 들떠 있었다. 보조교사로서의 역할이라고만 들어서 담당선생님의 전화를 받고 무엇을 하게 될지 상당히 설레었다. 처음 학교로 가던 날, 장마철이라 습하고 더운 날씨로 몸은 힘들었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를 찾았다.

담당선생님을 만나 앞으로 일주일간 해야 할 일을 듣는 순간, 편안했던 마음이 불편해졌다. 다가오는 부담감이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보충수업뿐만 아니라 정규수업에도 참여하여 선생님을 보조하고 수학연구자료도 만들어야 했고 마지막 3시간은 직접 내가 수업까지 해야 한다는 게 아닌가! 많은 학생들 앞에서 수업해본 적도 없었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100% 정확한 지식인가도 의심스러운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런 불안한 마음으로 보조교사로서의 일주일이 시작되었다. 첫날은 선생님과의 면담을 끝으로 집으로 돌아왔고, 그 다음날부터 직접 학생들의 보충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지난 몇 년간 매일같이 다녔던 학교(내가 직접 다닌 학교는 아니었어도)인데 교실로 가는 발걸음이 왜 그렇게도 어색한지, 지나가는 학생들을 보는 것도 쑥스럽고 청소하는 아이들 틈에서 멀뚱멀뚱 서있는 내 자신이 웃겨보였다.

선생님의 소개로 보조교사로서 도와줄 아이들을 처음 만났다. 중학교 1학년 아이들이 저렇게나 작았었나, 새삼 내 나이를 실감하게 되었다. 생각보다 작고 귀여운 아이들 모습에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나 갑자기 나타난 나의 모습에 당황했던 것일까, 질문도 잘 하지 않고 직접 다가가 말을 걸어야만 대답하곤 하였다. 그렇게 어색한 모습으로 첫 보조교사 활동을 마치게 되었다.

세 번째 날도 아직 어색하긴 마찬가지였다. 어제 봤던 날 알아보고는 몇몇 아이들이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난 아직 학생 신분인데 중학교 학생들에게 공손히 인사를 받다보니 벌써 교사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들 질문에 답해주는 것도 익숙해지고 조금은 여유도 갖게 되었다. 처음엔 너무 긴장해서 간혹 잘못 알려준 내용도 있었는데, 나아지게 되었다. 학생들도 먼저 다가와 말도 걸기도 하고 하여 많이 편해졌다. 선생님을 도와 가르쳤던 아이들은 수준별 학습에서 최하위반 학생들이었다. 사칙연산조차 정확하지 못하고 똑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배우는데도 그것을 이해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수학학습부진아라고 해도 초등학교 수준인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조차도 어려워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생각보다 학생들의 수준이 심각했다. 많아야 10명 정도 밖에 안 되는 수였지만, 선생님 혼자서 모두를 봐주기엔 무리가 있는 정도였다. 보조교사의 역할이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교사가 되었을 때, 그러한 학생들에게 어떤 지도를 해야 할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아이들의 수학실력은 부족했지만, 공부하려는 의지도 있었고 순수하고 예쁜 아이들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또 보조교사로 가고 싶을 만큼 보람도 되고 즐거운 보조교사 체험이었다. 보조교사제는 앞으로 교사가 되고자 하는 사범대 학생들에게 교사로서의 자질을 생각해보는 계기도 주었고, 학생들도 조금이나마 더 많은 배움을 받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처음으로 시행된 보조교사제라 서투른 것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았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학교들이 참여하지 못했다고 들었다. 앞으로 꾸준히 잘 시행되어서 서로 간에 유익한 보조교사제도가 유지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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