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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도 국민이다
장보름 취재부 기자 | 승인 2003.09.22 00:00

멕시코 칸쿤에서 WTO 농산물 시장 개방 협상에 반대해 자결한 고(故) 이경해씨 영결식이 지난 20일 이른 10시 올림픽 공원에서 유가족과 3천여명의 농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계농민장’으로 치러졌다.

이경해씨의 유해가 꽃상여에 실려 운구되자 경북 영주에서 올라 왔다는 권재봉(38)씨는 “열사님이 참 가련하고 불쌍해. 농민 후계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지”라며 착잡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다. 꽃상여가 단상 앞에 도착하자 영결식이 시작됐다. 송남수 전국농민연대 회장이 WTO 농업개방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고인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한 조사를 읽어 내려갔다. 이를 듣던 충북 계상군에서 온 이영혜(40)씨는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저거야”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식 진행 중 고(故) 이경해씨의 마지막 육성이 테이프를 통해 들려왔다. 나지막한 목소리로 우리 농업을 걱정하는 고(故) 이경해씨의 말소리에 농민들은 숨을 죽이며 귀 기울였고, 눈시울을 붉히는 이도 있었다. 농민 몇 명은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길이 없는지 한켠에서 소주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충남 서산에서 올라 온 최기연(45)씨는 “고(故)이경해씨 뜻을 받들어서 WTO 개방을 반대해야 해. 내가 자네처럼 큰 딸이 있는데 돈이 없어서 학교 그만두라고 했어…” 최씨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떨구었다.

농민들은 한없이 떨어지는 쌀값 때문에 먹고살기도 힘들어 자식 공부를 제대로 시킬 수가 없는 처지라며, 농업 개방이 되면 문제점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농민도 국민이다. 우리 국민 살려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농민들의 말처럼 우리 먹거리를 지키고 있는 그들을 이제는 우리가 지킬 때가 아닐까.

장보름 취재부 기자  bormpatr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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