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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렇게 멍든 일감호[가상대담] 5년 후 일감호 늪지대로 변신?
김혜진 기자 | 승인 2005.08.29 00:00

서기 2010년 일감호 살리기 대 프로젝트 연구실. 설 박사와 봉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 김봉현 기자

봉군: 설 박사님. 일감호가 더 이상 호수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입니다. COD수치는 지난 10년간 데이터와 비교해 본 결과, 약 10배 이상 증가했고 또 풍기는 악취로 인해 더 이상 사람들이 아무도 찾지 않는다고 합니다.

설 박사: 역시 5년 전에 내가 예측했던 대로 흘러가고 있군. 그때 손을 썼어야 했는데…

봉군: 박사님. 우리대학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일감호. 이대로 둘 수 없지 않습니까? 대책을 세워야죠.

설 박사: 일감호가 이렇게 더러워진 원인은 하나가 아닐세. 따라서 일감호를 깨끗이 할 방법 역시 여러 가지가 되겠지. 첫 번째, 일감호는 현재 굉장히 빠른 속도로 늪지화 돼 가고 있는 상황일세. 이것은 일감호 바닥에 형성된 저니층(진흙으로 이뤄진 늪과 같은 상태)이 계속 두터워지면서 호수의 깊이가 얕아지고 물은 혼탁해져 늪지 화 되는 것일세. 또 이 저니층을 기반으로 하고 사는 잡초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 또한 늪지 화 형성에 일조하는 것이지.

봉군: 탁한 일감호의 물 때문에 바닥이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없었는데 진흙층이었군요.

설 박사: 그렇다네. 이 저니층을 제거해야만 일감호 오염이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이지. 하지만 저니층 제거는 굉장히 힘든 일이라네.

봉군: 왜죠?

설 박사: 생각을 해보게. 호수의 바닥에 깔려 있는 진흙이라네. 이것을 퍼 올리려면 그에 합당한 장비와 인력, 시간이 들어가겠지. 이것들은 수십억이라는 엄청난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

봉군: 하지만 박사님! 우리대학의 얼굴이자 자랑인 일감호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라면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금씩 조금씩 제거해 나가는 것이 좋겠네요.

설 박사: 자~ 이제 두 번째 이유를 알려주겠네. 일감호는 인공호수라네. 그래서 현재 순환통로가 없는 고여 있는 물이지. 이런 일감호는 정화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되고 오염된 물은 계속 오염이 가속화되는 것일세.

봉군: 항상 정체되어 있는 물이라… 물이 썩기에 가장 알맞은 구조군요! 그렇다면 박사님. 일감호가 순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입니까?

설 박사: 여러 가지 방안이 있겠지만, 현재 우리 연구팀에서 세운 방안이 하나 있다네. 예전 ‘민중병원’이 자리하고 있던 곳을 공원화 하는 것일세. 그곳에 대형 분수를 설치하고 그 분수에 쓰일 물을 일감호의 물을 끌어다 쓰는 것일세! 일감호와 호수의 중간지점에 정화기구를 설치해 물을 정화시키고, 분수의 물로 사용한 정화된 물은 다시 일감호로 돌려보내는 체계지.

봉군: 아하! 그렇다면 순환하지 않는 일감호를 순환시킬 수도 있고! 정화된 깨끗한 물이 흘러들어오니 일감호 역시 서서히 정화돼 가겠군요? 흠…그렇다면 박사님. 세 번째 이유는 무엇이죠?

설 박사: 세 번째 이유는 말이지. 일감호를 아끼지 않아 생기는 문제라네. 자네 일감호 주변을 산책해 보거나 일감호를 유심히 들여다 본 적이 있는가?

봉군: 네 가끔 둘러보고는 하는데 왜 물으시는 거죠?

설 박사: 그렇다면 자네는 세 번째 이유를 알고 있는걸세. 일감호 주변을 떠다니는 온갖 쓰레기들이 바로 세 번째 오염원인이라네. 술병부터 시작해서 과자봉지, 음료수깡통 등등 대개 학생들과 일감호를 찾는 시민들이 버리고 간 것들이라네. 심하게는 신발과 자전거도 나온 경우도 있다네! 사람들은 일감호를 이용만 할 줄 알지 사랑할 줄은 모르는게야.

봉군: 세 번째 이유를 듣고 나니 저도 조금 반성이 됩니다 박사님. 저도 오리와 비둘기들에게 먹이를 준다고 빵과 과자들을 던지고는 했는데 그것들도 하나의 오염물이 되겠군요?

설 박사: 그렇지. 자네 한사람뿐만이 아니라 일감호를 찾는 수많은 사람들이 다들 한번씩 빵과 과자를 던진다고 생각해 보세. 그 양이 어마어마할 뿐만 아니라 오염되는 정도도 어마어마해지지. 일감호를 찾는 사람들은 내가 주인이라 생각하고 이용해야 할걸세.

봉군: 네. 박사님 말처럼 일감호를 내 호수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껴야겠습니다.

설 박사: 일감호를 저대로 내버려 둔다면 일감호는 더욱 오염되겠지.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일감호를 메워야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 자 봉군 나와 함께 일감호 쓰레기를 주우러 가보겠나?

 봉군: 예 박사님. 일단 일감호의 쓰레기부터 주워야겠네요. 그리고 일감호 대 프로젝트를 서서히 시작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혜진 기자  siriu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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