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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친구를 사귀세요![김윤아 칼럼 세번째 이야기]
김윤아 교수 | 승인 2005.11.29 00:00

 정말 오래간만에 무척이나 밝은 영화를 봤다. 영화를 전공하는 사람이 텔레비전에서 하는 영화를 보고 “영화 봤다”고 말하기는 좀 쑥스럽다. 영화는 비디오나 텔레비전과 다른 매체이고 관람의 방식도 달라 평소의 주장대로 하자면 엄밀히 말해 “영화를 봤다”고 말하는 것은 틀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은 영화를 봤다고 말하고 싶다. 그 영화는 다름 아닌 <말아톤>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그 영화는 자폐증이라는 장애를 가진 청년의 마라톤 완주의 과정을 보여준다. 장애에 대한 편견을 환하고 무겁지 않게 보여준다. 영화 종반에 수십 년을 한결같이 ‘우리 애는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던 엄마는 ‘우리 애는 다르다’며 마라톤을 포기한다. 물론 청년은 자신이 달리는 것에서만큼은 다르지 않고 오히려 뛰어나다는 것을 온 몸으로 증명한다. 자신이 눈으로 본 모든 것을 다 기억하는 <레인 맨>이라는 영화가 새삼스럽게 기억난다. 오늘은 이 얘기를 하려고 한다.

‘다르다’ 혹은 ‘다르지 않다’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과 무엇이 다르다는 것이고 무엇과 무엇이 다르지 않다는 말인가. 이 문장을 가만히 살펴보면 다르고 다르지 않다는 말은 기준이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다르고 다르지 않은 것은 우열을 나타내는 말이 아니다. 말 그대로 다르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다 다르다. 키가 큰 사람도 있고 작은 사람도 있다. 날씬한 사람이 있고 뚱뚱한 사람이 있다. 눈이 큰 사람이 있는가하면 눈이 작은 사람도 있다. 말을 잘 하는 사람도 있고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도 있다. 각자의 능력은 다 다르다. 생김새도 다 다르다. 성격도 다르고 심지어 좋아하는 음식도 다 다르다. 다르다는 것은 다양성의 원천이기도 하고 창조력의 근원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회는 정상적인 것의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에서 벗어나면 비정상이며 이상한 것이고 모자라고 혹은 나쁜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얼마 전 [성과 문학] 수업 시간에 장애인 퍼포머를 초대해 퍼포먼스를 보고 특강을 들었다. 뇌성마비 지체 장애 일급의 중증 장애를 가진 친구였다. 흔들리고 꼬이고 말을 더듬긴 하지만 그 뿐, 그가 퍼포먼스를 하는 동안 그에게 장애는 더 이상 장애가 아니었다. 그날 퍼포먼스를 심각한 표정으로 바라보시던 선생님 한 분이 말씀하신다. “그 친구를 보면서 오히려 내가 장애를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다를 뿐이다. 그걸 인정하고 나면 그간의 편견은

대번에 허물어진다. 다른 생김새와 얼굴을 가졌다고, 조금 다른 능력을 가졌다고, 어떤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그것을 이유로 누가 누구를 업신여기고 깔보거나 왕따를 시킬 권리는 없지 않은가.

이런 논리는 장애인 뿐 아니라 동성애자나 다른 인종, 다른 나라, 다른 가치관을 가진 모든 이들에도 적용된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은, 구별을 지어 차별하는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 그걸 착각하면 아니 된다. 못난 인간들이 다양성을 인정하기 꺼리는 법이다. 왜냐하면 다르다는 것이 그들에겐 위협을 불러오고 공포를 주니까. 

 그 퍼포머 친구가 학생들에게 더듬더듬 질문을 한다. “무지개가 왜 아름다운지 아세요?” 여러 대답이 들린다. “비온 뒤에 뜨니까요”, “잡을 수 없으니까요” 빙그레 웃으며 그가 대답한다. “여러 가지 색이 함께 있기 때문”이란다. 아, 그렇지. 그래서 동성애자를 비롯한 성적 소수자들의 상징이 무지개 깃발이구나. 그가 한마디 더 덧붙인다. 문제는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기 때문에 그 편견을 깨는 것이 중요하단다. 근데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장애인 친구를 사귀세요!” 10분만 얘기해보면 당신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거란다. 자신의 벗은 몸을 드러내면서 온 몸을 던져 말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그는 누구보다 친구하고 싶은 매력 있는 젊은이였다.

김윤아 교수  kkpress@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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