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연(이과대·지리) 교수

‘지리’라는 학문을 생각하면 고등학교 때의 암기과목을 떠올리며 따분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지리학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다. 지리학은 주어진 공간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공부하는 기초학문으로서 경제지리, 인구지리, 지리통계, 관광지리, 교통지리, 기후학, 수문학 등 세부분야로 나누어진다. 특히, 정보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제4의 국토 ‘사이버 스페이스’까지 등장하여 지리라는 개념이 함축하는 의미는 또 한번 넓어졌다.

사이버 스페이스는 컴퓨터와 컴퓨터를 연결해 정보를 주고받는 사람들이 형성하는 공간이다. 여기서는 오프라인 상의 지리적 공간에서보다 더 많은 상품이 거래되기도 하고, 실시간으로 행정서비스를 받는 네티즌도 있을 만큼 사이버 스페이스의 중요성은 막대하다. 이러한 사이버 스페이스를 우리대학 이희연(이과대·지리) 교수가 연구하고 있다.

이희연 교수는 사이버 스페이스를 분석하여 그 결과를 지도 위에 나타내는 작업을 한다. 예를 들어, 도메인(인터넷에서 호스트 시스템이나 망의 일부분을 식별하기 위한 인터넷 주소의 지정 단위) 수를 지역별로 조사하면 기간망이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온라인 상의 정보에 대한 접근 능력의 차이를 가져온다. 이것은 서울과 지방 간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하며, 동시에 서울로의 인구 집중을 부추기는 하나의 요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남녀노소 모두가 어디에서든 공평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이에 이희연 교수는 “지역별 정보접근 능력에 따른 격차를 줄이고 어디서나 쉽게 접근하도록 이용함으로써 지역개발에 이용할 수 있다”며 사이버 스페이스 연구의 중요성을 말했다.

이희연 교수는 “사회, 경제가 변화함에 따라 연구해야 하는 연구주제도 새로워지고 다양해지는 경제지리라는 학문적 특성이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다. 그렇지만 산에 올라가면 나무 하나 하나가 아니라 숲 전체를 보는 거시적인 안목으로 종합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시각을 키우게 하는 학문이 바로 지리학”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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