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글로벌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최근 주가가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재무제표는 기본적으로 회계 실체의 경영자나 그 지배를 받는 사람에 의하여 작성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점을 방지하기 위하여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독립적인 전문가에 의해 정보의 타당성에 관한 감사를 회계 법인이 맡는다.

그러나 SK 글로벌의 외부감사를 담당한 회계법인이 10여년 동안이나 ‘눈먼 감사’로 분식회계를 가려내지 못했다는 점이 이번 사태의 핵심이 되어버렸다. 결국 SK 글로벌의 분식회계 사건은 곤두박질하는 주가에서 볼 수 있듯 회사 이미지의 추락과 함께 사람들의 불신을 낳았다. 등록금 인상에 관하여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표현한다.

아마도 이러한 것은 그동안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불신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 한다. 학생들이 매년 인상되는 폭만큼의 등록금에 대한 뚜렷한 혜택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년 그러하듯이 이번 해에도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무엇을 근거로 등록금이 6.8% 인상되었는지 모르고 있다. 처음 대학 측이 밝혔었던 등록금 32% 인상안과 6.8%라는 최종안이 정확한 재정계획에 의하여 도출되었다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대학의 등록금 인상안이 구체적이고 합리적인 것에 바탕을 두지 않았다면 그것은 로또 복권의 숫자들처럼 무의미한 숫자 놀음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재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과 시설 확충 등의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많은 재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 대학 당국 또한 매년 등록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학생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대학은 원리에 입각하여 무엇보다도 논리적인 면을 강조하는 곳이다. 따라서 대학 측이 단지 교육 시장화 개방이나 학교 발전계획에 따른 대학 등록금의 인상을 외친다면 그들의 주장은 단순한 메아리에 그치고 만다.

등록금 인상이라는 것은 대학이 합리적인 운영과 함께 믿음을 줄 수 있는 투명함을 보여주어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앞서 언급한 논리적인 믿음을 바탕으로 한 감성적인 믿음이다. 대학 당국이 감성적인 믿음에 호소하려면 등록금 인상 요인과 함께 투명한 재정 운영을 바탕으로 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설명 위에 재단에서의 수익 전입금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대학은 매년 행해지는 불가피한 등록금 인상에 대하여 정직하게 학생들을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대학이 학생이라는 본질적인 친구를 잃어버리고 나면 그 순간 지탱할 수 있는 힘은, 설 수 있는 자리는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만다.

=서재용(문과대·국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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