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나라 전체를 뒤흔든 검찰 인사파동은 인사제도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준 동시에, 검찰처럼 철저한 위계에 기초한 조직 역시 시대와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우리는 유교사상의 영향으로 나이와 연공서열에 입각한 인사문화에 너무나 익숙해 있다. 물론 기업에서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서열을 파괴하고 다양한 채용방식을 시도하고 있지만, 대학은 여전히 전통적인 인사제도를 고수하고 있는 편이다. 전통적인 인사제도는 조직의 안정을 보장한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연장자와 상급자를 존중하고 우대하는 것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미풍양속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안정만을 도모하는 조직은 타성에 빠져 관료주의화하고 경쟁력이 뒤떨어지게 마련이다. 시간이 지나면 누구나 승진하는 조직에서 남보다 더 열심히 일하려고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따라서 조직의 안정과 경쟁력 제고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인사정책을 제도화해야 한다.

합리적이면서도 과감한 발탁 인사와 채용방식의 다양화가 최우선적인 과제라고 믿어진다. 실제로 우리대학 법인은 남측토지 개발과 부속병원 신축을 위하여 화려한 경력과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들을 영입하여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 대학본부는 홍보와 동문협력 분야의 전문가들을 특채했고, 이번 직원 신규채용에서는 공인회계사와 토플 만점자 등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모든 성과가 기존의 인사방식을 탈피하여 인재를 발굴하고 채용방식의 다양화를 도모한 결과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교원 채용방식의 다양화는 정말 시급한 과제이다. 다행히 대학본부에서는 곧 해외교수초빙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양한 채용방식을 개발하여, 국제적인 수준의 학력과 업적 그리고 영어강의능력을 겸비한 교수들을 대거 선발할 예정이라고 한다.

좋은 소식을 기대한다. 직원 채용과 인사 역시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직급에 따른 처장이나 과장 승진이 능사는 아닌 것 같다. 능력에 따라 하급자가 상위 보직에 오를 수도 있는 유연성이 제도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조직의 안정성을 해쳐서는 안되므로, 신중하고 심도 깊은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 것처럼 변화하지 않는 조직은 뒤처지게 마련이다. 관습과 서열에만 의존하는 기존의 인사제도로는 대학 발전과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다. 교직원 채용과 승진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인사제도 역시 사회 또는 시대와 함께 변화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새로운 인사제도 준비에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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