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공연에 밀려 관심 밖

대동제가 열리는 장한벌은 도를 넘어선 외부 협찬사의 과열 상업 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바로 협찬사의 과도한 상업 행위 때문에 대동제를 열심히 준비한 동아리, 소모임, 과학생회 등의 행사가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학우들이 자치적으로 준비한 주변 행사들은 대중들의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지기 십상이다. 동아리에서 준비한 행사의 자리에 앉기보다는 외부 협찬사에서 나눠주는 경품을 받기 위해 줄 서는 것을 더 좋아하는 것이 요즘 학우들이다.

지난해 대동제의 경우, 삼각지 근처에서 여러 동아리들이 모여 함께 공연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같은 시간대에 노천극장에서 외부 협찬사의 행사가 동시에 진행되는 바람에 관중이 모이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소리나래 김주영(정통대ㆍ인터넷2)군은 최선을 다해 준비했는데 불쾌했다며 “배려 없는 이기적인 협찬사의 홍보 행위에 질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렇듯 실제 협찬사의 홍보 행사로 인해 학우들이 준비한 대동제 행사 진행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다.

학우들이 준비한 행사는 사람이 없어 어떻게 하면 사람을 모을까 방법을 고민하는데, 한 쪽은 협찬을 받아 모은 자금으로 섭외한 연예인을 보려고 몰려든 학우들 덕에 바닥이 꺼지는 것이 현실이다.

▲학우들은 열광하며 펄쩍펄쩍 뛰었고, 노천극장 나무 바닥은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 © 설동명 기자

사실상 외부 협찬을 받는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연예인 섭외비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섭외한 연예인이 누구냐가 대학 축제의 전부처럼 돼버린 현실에서 1,000만원을 호가하는 섭외비을 충당하기 위한 외부협찬은 어찌 보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학우들의 대중문화 선호도가 워낙 높다보니 대동제를 준비하는 동아리에서 외부 협찬을 받아 직접 연예인 섭외를 불사하기도 한다.

그 중 한 예가 우리대학 응원단 OX-K다. OX-K는 1년에 한번 있는 대동제 응원 공연에 사람들을 모으기 위해 무리를 해서라도 연예인을 섭외한다. OX-K의 순수한 공연만으로는 대학문화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학우들을 모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연예인 섭외비는 학교 지원비와 사비를 털어 충당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턱 없이 모자라 공연 시 티켓을 판매하거나 종종 외부 협찬을 받아 자금을 준비하기도 한다. 그렇게라도 일단 학우들을 모은 뒤 열심히 준비한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OX-K 윤명식(생환대ㆍ산림자원4)단장은 “연예인 없이 학우들이 주체가 되어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지 않아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며 “우리만의 축제를 만들기 힘든 현실이기에 울며 겨자 먹기 식로 연예인을 섭외해 하나 되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협찬과 대중문화 때문에 병들고 있는 대동제. 지난해 일감호 가요제에서 인기 가수의 공연이 끝나자마자 가요제 시상식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물밀듯이 빠져나가던 대다수 학우들의 모습만 봐도 사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문학예술청년공동체 대학문화연구소 김태일 선생은 이 모든 것이 ‘자본의 의식대체’라는 악순환의 단면이라고 말한다. 자본의 의식대체가 무엇인가? 재정적 도움을 얻기 위한 외부 협찬이 궁극적으로는 학우들을 대중문화에 함몰시켜 결국 대동제의 비주체자로서 전락시킨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대동제의 주체여야 하는 학우가 대중문화에 잠식당해 대학 축제의 진정한 의미를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동아리 연합회 박재훈(스카우트ㆍ00)의장은 이런 악순환이 학우들이 대학문화의 필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고 말한다. 박 의장은 대학생들 스스로 채워가는 문화 행사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올해 대동제에 협찬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학우가 주체가 돼 즐길 수 있는 사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제 남은 것은 대동제 문화판의 수용자이자 재생산자인 학우 대중들의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참여뿐이다!

 

 

바 로 잡 습 니 다

OX-K는 연예인 섭외비로 학교 지원비를 받지않는데, 받는다고 잘못나가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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